관람형 태권도 사업 본격화
국기원 경기방식 개발 착수
발기술 화려해 사업화 충분
호응 높으면 프로화도 추진
국기(國技) 태권도를 UFC(종합격투기대회)와 같은 ‘관람형 격투기’로 만드는 사업이 정부 승인을 얻어 추진되고 있다. 일반 대중이 태권도를 더욱 흥미롭게 접할 수 있는 경기 방식을 마련, 관람형 콘텐츠로 보급해 태권도의 저변을 확대하려는 목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기원의 ‘태권도 관람형 대회 사업계획’을 승인하고 국민체육진흥기금 3억4000만원을 국고보조금으로 사용한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국기원은 내년 2월까지 관람형 태권도의 경기 방식 개발 등에 착수한다. 대학 태권도 선수 30명 규모로 실험선수단을 꾸려 볼거리에 적합한 태권도 겨루기 방식, 경기 시간, 허용 기술, 체급 등을 결정한다.
문체부와 국기원은 그동안 태권도가 교육 중심의 수련에만 한정돼 관람 스포츠로서 산업화되지 못했다는 데 공감했다. 미국의 UFC나 일본의 K1 등 해외 격투기의 스포츠 마케팅이 성공한 사례들을 감안하면 발차기 기술이 화려한 태권도를 관람형 스포츠로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국기원의 시각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국민적 스포츠인 태권도가 정작 대회를 열면 흥미를 끌지 못한다는 태권도계의 고민에 귀 기울인 것”이라고 사업 승인 배경을 설명했다.
국기원은 내년 중 실험선수단의 시뮬레이션 이후 실제 경기 시연에 돌입할지 평가를 받는다. 평가를 통과하면 여러 태권도 단체들과 프로모터·에이전트의 참여를 유도하는 본사업 단계에 들어선다. 문체부 관계자는 “프로화·유료화는 민간 영역이며, 정부가 방향성을 설정해두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실험 과정에서 의미 있는 내용들이 발굴된다면 먼 경지에서는 프로화를 염두에 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단독] 태권도, UFC처럼 ‘격투기 대회’ 만든다
입력 2017-12-27 18:57 수정 2017-12-27 2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