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이 이호진 전 회장 일가 소유의 계열사를 다른 계열사와 합병키로 했다. 이 전 회장이 보유한 1000억원 상당의 계열사 지분도 무상 증여하는 등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할 방침이다.
태광그룹은 26일 이 전 회장 일가 소유의 티시스(옛 태광시스템즈)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 분할하고, 투자부문을 한국도서보급 쇼핑엔티와 합병키로 했다고 밝혔다. 합병 예정일은 내년 4월 1일이고 합병 후 존속법인은 한국도서보급이다. 티시스는 한국도서보급과 함께 대표적인 이 전 회장 일가 소유 회사로 꼽혀왔다.
합병 작업이 마무리되면 이 전 회장 일가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는 기존 7개사에서 1개사로 줄게 된다. 이 전 회장 측은 지난해 12월 세광패션 지분을 태광산업에 매각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메르벵 지분 전체를 태광관광개발에 무상증여했다. 또 지난 1일 티시스가 이 전 회장 일가 소유의 서한물산 동림건설 에스티임을 합병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정부와 시민단체에서 제기한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 조치의 연장선상에 있다. 계열사에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티시스는 내부 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태광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법 체제에서 규제가 가능한지 다시 한 번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태광그룹은 이 전 회장의 티시스 사업부문 지분 무상증여 외에 이 전 회장 아들 현준씨 등 일가가 보유한 지분에 대해서도 일감 몰아주기에 저촉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김현길 기자
태광그룹 이호진 일가 소유 계열사, 다른 계열사와 합친다
입력 2017-12-26 1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