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결혼·육아하면서도
일과 삶 지킬 수 있도록 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심각한 인구위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 지금”이라며 “골든타임을 살려내는 것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1시간 동안 저출산고령사회위 위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2026년이 되면 초고령사회에 접어들고 2031년이 되면 대한민국의 총인구가 줄어들게 된다”며 “이제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다’ ‘경제가 어렵다’ 이런 차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근간이 흔들리는 심각한 인구 위기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있어 왔던 저출산 대책들은 실패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기존의 저출산 대책의 한계를 과감하게 벗어나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여성이 결혼, 출산, 육아를 하면서도 자신의 일과 삶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 문제의 절박성을 대통령으로서 잘 인식하고 있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는 문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대통령직속위원회다. 저출산고령사회 종합대책 수립과 평가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노무현정부 때인 2005년 구성됐다. 저출산·고령사회 정책의 컨트롤타워인 셈이다. 지난 9월 부위원장으로 위촉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27명의 6기 정부·민간위원을 신규 위촉했으며, 이에 따라 위원회가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6기 위원회의 특징은 10명이었던 민간위원이 17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저출산 문제 당사자인 20대 여성 등 여성 9명을 민간위원에 포함시켜 현장성을 강화했다.
위원회는 ‘일·생활 균형’ ‘안정되고 평등한 여성일자리’ ‘고용·주거·교육 개혁’ ‘모든 아동과 가족지원’을 저출산 대응의 핵심방향으로 정하고 1번 과제인 일·생활 균형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예정이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을 구현하겠다는 얘기다. 육아를 위한 근로시간 단축을 지원하고 ‘시차 출퇴근제’ 등 유연근무를 활성화하는 방안, 육아휴직 급여를 인상하고 남성 육아휴직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 등이 고려되고 있다. 위원회는 정부의 저출산 로드맵을 내년 초 발표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국무위원들과 청와대에서 만찬을 함께하며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이 실제 국민의 삶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드리는 것이 내년에 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원래 단기실적이나 단기성과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늘 멀리 보고 더 길게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서도 “우리가 하고 있는 ‘나라 바로 세우기’라는 것이 관념적인 일이 아니라 실제로 국민 삶을 바꿔내고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체감하게 해드리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 하반기가 무너졌던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재정립하는 기간이었다면, 내년은 국민의 실제 삶을 개선하는 기간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글=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文대통령 “저출산 해결,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
입력 2017-12-26 18:42 수정 2017-12-26 2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