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임종석 UAE행 원전과 무관… 추측성 보도 자제를”

입력 2017-12-26 18:40 수정 2017-12-26 23:53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 20여명이 26일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제천 화재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및 아랍에미리트 원전 게이트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병주 기자

‘UAE 논란’ 적극 해명 나서

한병도 정무, 국회 방문
“文 대통령 친서 전달 목적
원전 수주에 악영향 우려”

강경화 외교도 기자간담회
“왕세제와의 구체적인 내용
비공개 원칙 철저히 지켜야”

靑 “내년 1월 UAE서 답방”


청와대와 정부가 계속되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논란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방문 경위를 공개하는 한편 “원전 수주 등 국익에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표명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26일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임 실장의 UAE 방문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브리핑을 통해 임 실장의 UAE 방문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UAE 논란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한 수석은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바른정당 오신환 원내대표를 예방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한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지난 6월 문 대통령이 UAE 왕세제와 통화했다”며 “통화 내용은 양국의 우호협력 관계를 증진시키자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후속조치로 12월에 (레바논) 동명부대 장병 위로차 임 실장이 출국하게 됐다는 사실을 UAE 쪽에 알려줬다”며 “‘임 실장이 대통령 친서를 갖고 나가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UAE 쪽에서 ‘환영한다’고 했다. 그래서 친서를 가지고 UAE에 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 수석은 “논의사항은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증진시켜 나가자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UAE 고위 관계자는 임 실장 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내년 1월 한국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UAE 측이 한국 방문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수석은 “최근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 (임 실장의 방문과 관련해) 문제제기가 있는데, 우려스럽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 원자력발전소 4기 (공사)가 UAE에서 2020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차질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 이것의 성공은 향후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근거 없는 내용이 재생산되면서 차후 원전 수주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임 실장이 UAE에 간 것은 원전 문제 때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원전 건설이 우리 측 실수로 지연돼 최대 2조원 배상금을 내야 한다’ 등의 보도들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가 보상금을 낸 것은 없다”며 “원전은 공사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특히 “UAE도 우리 언론보도를 주시하고 있고 오히려 그쪽에서 (보도를) 의아해한다”고 전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향후 국왕이 될 사람(UAE 왕세제)과의 외교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비공개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 20여명은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원내대표는 UAE 방문 논란을 ‘UAE 원전 게이트’라고 부르며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글=하윤해 문동성 권지혜 기자 justice@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