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LG디스플레이, 中 광저우 공장 승인 받았다

입력 2017-12-26 18:35 수정 2017-12-26 22:11

정부가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장 건설 계획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지난 7월 LG디스플레이가 중국의 공장 신축 계획을 제출한 뒤 5개월 만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7회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열고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 제조기술 수출을 조건부 승인하는데 의결했다.

위원회는 “시장 확대와 관련 협력업체의 수출 및 일자리 증가 등 공장 설립으로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이 큰 점을 고려해 수출을 승인했다”면서 “대신 조건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가 LG디스플레이에 제시한 조건은 소재·장비의 국산화율 제고, 차기 투자의 국내 실시, 보안점검 및 조직 강화 등 3가지다. 산업부는 조건들에 대한 LG디스플레이의 이행 계획을 접수한 뒤 공장 설립을 최종 승인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6월 경기도 파주에 건설 중인 신공장 ‘P10’ 최상층에 건축용 빔을 올리는 상량식(上樑式)에서 주력 제품을 LCD에서 OLED로 바꾸겠다고 했다. 이어 지난 7월 중국 광저우에 5조원을 투입해 대형 OLED 패널 생산 공장을 건설하겠다며 정부에 투자 승인을 요청했다.

LG디스플레이가 OLED에 주력키로 한 데는 최근 최고급 텔레비전 시장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화면이 LCD에서 OLED로 바뀐데 따른 것이다. 미국의 시장조사 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OLED TV 시장은 2014년 8만대에서 2023년 1040만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제조 기술은 정부 연구·개발(R&D) 비용이 투입된 국가 핵심 기술이라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야 한다. 이 때문에 해외에 공장을 지으려면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위원회 위원장은 산업부 장관이다.

정부는 기술 유출과 일자리 문제 등을 우려해 LG디스플레이의 중국 투자 승인을 미뤘다. 이에 한상범 부회장은 “OLED는 LCD보다 (노하우를 확보하기가) 어렵다”며 기술 유출 우려를 일축하기도 했다.

산업부는 두 차례의 디스플레이 전문위원회, 세 차례의 관련 소위원회를 개최해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과 기술보호 방안, 공장 설립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등을 논의해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회의는 앞으로 기업이 해외 투자를 추진할 때 치밀한 기술보호 방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매출과 일자리 증대 등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살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