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신생아서 검출된 시트로박터균 주사제서도 나와
질본 “오염 경로 추적 조사 중”
로타바이러스 걸린 신생아도
대부분 병원 내 감염 드러나
상급종합병원 재지정 보류
울산대병원도 자격 잃어
서울 이화여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 4명의 혈액에서 검출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이들에게 투여된 주사제에서 발견됐다. 최종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병원의 주사제 관리 부실로 신생아들이 사망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유력해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숨진 4명의 신생아에게 이대목동병원이 투여했던 지질영양 주사제에서 시트로박터균을 확인하고 주사제가 오염된 경로를 추적조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지질영양 주사제는 음식 섭취가 어려운 환자에게 지방산이나 열량을 공급하기 위해 처방한다. 문제가 된 주사제는 지난 15일 오후 5시 이후 제조돼 신생아 16명 중 5명이 맞았고, 그 가운데 4명이 이튿날 숨졌다. 오염된 주사제가 사망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주사제를 맞고도 생존한 1명과 주사제를 맞지 않은 나머지 12명의 아기에게서는 혈액, 대변배양 검사에서 시트로박터균이 나오지 않았다. 질본 관계자는 “신생아 사망과 시트로박터균의 감염 관련성을 아직 단정할 수는 없다”며 “정확한 사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시행 중인 검사 결과를 종합해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사제가 시트로박터균에 오염된 원인은 신생아중환자실의 주사제 준비 과정에 있을 것으로 질본은 보고 있다. 질본 관계자는 “주사제 자체나 주사제를 조제하는 약제실에서 오염됐다기보다 신생아중환자실 내에서 투여를 준비하다 오염됐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트로박터균 외에 로타 바이러스에 걸린 신생아도 대부분 병원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질본 조사 결과 다른 병원으로 옮기거나 퇴원한 신생아 12명 중 9명에게서 로타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 중 8명에게서 검출된 바이러스는 신생아중환자실 인큐베이터와 모포 등에서 발견된 것과 일치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제3기(2018∼2020년)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며 이대목동병원에 대해선 보류 처분을 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질환에 대해 난도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종합병원으로 건강보험수가를 30% 높게 받을 수 있다. 이대목동병원은 2기 상급종합병원이었지만 내년 1월 1일부터 지정 여부 결정 때까지는 종합병원의 지위만 갖게 된다. 이 밖에 울산대병원이 탈락하고 대구의 칠곡경북대병원이 새로 지정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향후 신생아 사망 사고의 원인 등을 확인하는 대로 상급종합병원 탈락·지속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글=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주사제 오염 추정
입력 2017-12-26 18:33 수정 2017-12-27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