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 화재 참사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 ‘드라이비트’가 대부분의 교회 건축에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회 건물 안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드라이비트는 건물 외부 단열공사에 사용되는 건축자재 명칭이다. 건축계에서는 이를 활용한 외장 단열공사를 가리켜 ‘드라이비트 공법’이라고 한다.
내장 단열공사와 비교해 공사비가 30%가량 저렴해 소형 건축물 공사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데, 화재에는 취약하다. 2015년 1월 발생했던 의정부 아파트 화재 이후 정부가 같은 해 10월, 6층 이상 건물엔 불연성 마감재 사용을 의무화하면서 드라이비트 공법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법규 강화 이전에 건축된 교회는 재공사가 힘들다. 또한 대부분의 교회들이 6층 이하인 걸 감안하면 법 강화 이후에 지어진 교회 상당수가 드라이비트 공법이 적용됐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의 지적도 다르지 않다. 방수공사를 할 때 쓰는 우레탄 폼이나 마감재 틈을 막는 우레아도 가연성이기 때문에 드라이비트만 화재 원인으로 단정하긴 어렵지만 건축에 사용되는 드라이비트의 양은 다른 자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것이다.
현승민 제주디자인기업협회 부회장은 26일 “대부분의 교회가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단열공사를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건물 전체를 덮고 있는 게 바로 가연성 드라이비트이다 보니 화재 시 매우 위험한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드라이비트로 단열공사를 한 교회들의 고민도 크다.
도영환(경북 상주 양평교회) 목사는 “198㎡(60평) 정도 되는 작은 교회이지만 드라이비트로 전체 외장공사를 했다”면서 “제천 참사 이후 화재가 걱정돼 지난 24일 주일부터는 예배당에 있던 석유난로를 치우고 심야전력을 활용한 보일러를 사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소방안전 담당자는 화재 예방이 최선의 대책이라고 강조한다.
오승삼 소방청 화재예방과 소방시설법 담당은 “교회에 상주하는 직원들이 매월 스프링클러 작동을 확인하거나 화재가 났을 때 역할을 분담해 훈련하는 것을 이미 소방법에서 규정하고 있다”면서 “사실 화재를 완벽하게 이겨낼 수 있는 건축 자재는 존재하지 않는 만큼 대비가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할 소방서에 소방교육이나 대피훈련을 요청해 전문 교육과 대피 훈련도 할 수 있다”면서 “안전에는 ‘대충’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공감대를 갖고 전 교인이 참여하는 화재 대비 훈련을 하라”고 조언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외장 단열공사 교회들 “이를 어쩌나”
입력 2017-12-2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