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 DJ정부 공직과 멀어져
인사·이권 개입 소문 시달려
李, ‘운하 전도사’ 비난 받아
재보선 승리 통해 정계 복귀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 5월 25일 해외로 출국했다.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이자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측근이 해외로 떠난 것은 양 전 비서관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정권 출범 초반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 해외에 머물며 국내 정치와 거리를 둔 사례는 있었다. 대부분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한 해외 체류였다. 사실상 정치적 유배에 가까웠던 셈이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대리인이자 오른팔로 불렸던 권노갑 전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는 대선 전인 1997년 2월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으로부터 2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대선 이듬해인 1998년 8·15 특사로 사면복권됐지만 1주일 만에 허겁지겁 일본으로 떠났다. 4개월 만에 귀국해 정치활동을 재개한 그는 주위의 견제와 한보사건 멍에 탓에 DJ정부 시절 눈에 띄는 공직은 맡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인사와 이권에 관여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DJ 임기 말 금강산 카지노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돈을 받은 혐의로 또다시 구속됐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던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는 MB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으로, ‘정권 2인자’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과 본선 때 MB 캠프의 좌장을 맡아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한 탓이다. 이후 MB의 대운하 공약을 적극 지지해 ‘대운하 전도사’라는 비판도 받았고, 2008년 4·9총선에서 4선 도전에 실패한 뒤 떠밀리듯 미국으로 떠났다. 대운하에 반대하는 민심과 이 전 대통령 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의 권력다툼 희생양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다.
그는 당시 출국 전 “집권 초기에 이명박정부의 실수가 있다면 그 모든 것을 제가 안고 떠나겠다”며 “저를 제물로 해서 성공하는 정부, 성공하는 대통령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약 10개월간 미국 워싱턴DC에 머물다 2009년 3월 귀국했고, 2010년 7·28 재보선에서 승리해 여의도로 복귀했다. 특임장관에도 임명됐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대통령 복심’ 해외체류 권노갑 4개월, 이재오 10개월… 양정철은?
입력 2017-12-27 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