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가 성탄절인 25일 일제히 충북 제천 노블 휘트니스 스파 화재 현장을 찾았으나, 사고 원인과 대책에 대해서는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화재사건을 세월호 참사에 빗대며 소방당국의 초기 대응 부실을 비판한 반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소방인력 및 장비 등의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전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제천체육관을 찾아 분향한 뒤 방명록에 ‘죄송합니다’라는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분향소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 참사 당시 배는 기울고 있는데 해경 123호 구명정이 배 주위를 빙빙 돌기만 했다. 현장 지휘관들이 판단을 잘못하면 이런 참사가 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에 빗대 소방당국의 초기 대응 부실을 지적한 것이다.
홍 대표는 정부와 여당을 향해서도 비난을 쏟아냈다. 홍 대표는 “연말에 소방점검하고 화재 참사를 예방하는 것은 기본 사항인데 (문재인정부가) 정치 보복하고 정권 잡았다고 축제하는 데 바빠 소방·재난점검을 전혀 안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정부는) 정권 담당 능력이 없는 것”이라며 “우리가 국회 차원에서 제천 화재 참사의 원인과 책임, 대책을 철저히 짚고 넘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추 대표도 홍 대표 방문 직후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를 방문하고 사고 현장을 둘러봤다.
추 대표는 현장을 둘러본 뒤 “현장에 들어갈 수 있는 요원이 4명뿐이라고 하는데, 적절한 소방 장비와 소방인력이 신속하게 투입 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지방 소방당국의 열악한 사정을 보면 대책을 보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누적된 관행을 고치지 못하면 후진적 안전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면서 전문 소방인력의 조속한 확충과 신속한 화재 진압 및 인명 구조를 위한 장비 보강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추 대표는 “아무리 작은 사고라 해도 대책을 소홀히 하면 대형사고로 번진다는 것을 이번 화재를 통해 온 국민이 깨닫고, (이번 참사를)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새로운 대각성의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사진=서영희 기자
[제천 화재 참사] 추미애 “소방 인력·장비 확충 시급” VS 홍준표 “세월호처럼 대응 잘못”
입력 2017-12-25 18:48 수정 2017-12-25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