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함께, 따뜻한 대한민국 만듭시다] “우리가 나눈 연탄, 대한민국 온도 1도 높였죠”

입력 2017-12-26 00:00
가수 션이 지난 2일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104번지에서 가족,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연탄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기부천사’ 션은 올해만 16차례 연탄 배달에 참여했다. 션 제공
“추운 날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연탄을 나누면서 흘리는 땀만큼 어르신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한국의 온도를 1도 높이는 겁니다.”

강추위가 몰아친 지난 20일 오전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104번지(일명 백사마을) 공터에서 가수 션(45)이 격려의 인사를 건네자 연탄 배달을 위해 모인 자원봉사자 50여명이 박수로 화답했다. 이어 밥상공동체·연탄은행(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 곽승연 주임이 “우리가 100장을 옮기면 어르신들은 3주를 따뜻하게 지내실 수 있다”며 “연탄을 나를 때 혼자 계시는 어르신들께 미소로 인사드리자”고 당부했다.

션은 2014년부터 연 15회 이상 SNS를 통해 자원봉사자들을 모아 연탄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총 16회 배달을 하면서 3800여만원을 기부했다. 연탄 6만3000여장에 상응하는 금액이다.

본격적인 연탄 배달이 시작됐다. 봉사자들은 3.6㎏짜리 연탄 4∼8개씩 지게에 지고 골목을 오르내리며 배달했다. 이날 배달된 연탄은 총 2000장. 땅이 얼어 미끄러워진 비탈길을 서로 손을 잡아주며 운반했다. 수은주가 영하 9도까지 내려갔지만 봉사자들 얼굴에서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봉사 현장에는 션의 자녀 4명을 포함해 어린이와 청소년도 동참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유학 중인 정윤원(13)군은 방학을 맞아 귀국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이 연탄봉사 신청이다.

정군은 “막상 배달해보니까 별로 힘들지 않다”며 “어르신들이 겨울을 잘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백사마을 주민들은 흐뭇하게 지켜봤다. 석길환(82)씨는 집에 연탄을 날라주는 봉사자들에게 미리 준비한 사탕을 건네면서 고마운 마음도 함께 전했다. 아침 일찍 골목에 염화칼슘을 뿌렸다는 김기분(71) 할머니는 “연탄은행이 아니면 우리들은 겨울을 나지 못한다”며 “여기 오는 분들은 모두 백점짜리”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이날 션은 ‘John 3:16(요 3:16)’이라고 적힌 모자를 쓴 채 봉사에 참여했다. 지게에 연탄 8장을 쌓는 것도 모자라 양쪽 팔에 2장씩 총 12장을 한 번에 옮겼다. 션은 꾸준히 연탄나눔에 참여하는 이유에 대해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다시 이웃들에게 전하려 한다”며 “그 사랑을 이웃에게 전하는 일 중 하나가 연탄봉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상에는 작은 나눔과 큰 나눔이 없으며 나눔만이 있을 뿐”이라며 “우리가 함께 나눈다면 기적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위에 떠는 이웃을 위해 연탄은행과 국민일보는 ‘사랑의 연탄 300만장 나누기’를 목표로 ‘다 함께, 따뜻한 대한민국 만들기’ 공동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연탄은행 관계자는 “연탄은행은 순수 후원으로 운영되기에 후원자들의 참여가 중요하다”며 “지난 15일자로 200만장을 달성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230만장)보다 15% 정도 부족해 더 많은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고 동참을 호소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연탄은행 후원자 명단

◇개인 146명

강영호 강용석 곽금희 곽선희 권창혁 김광준 김근원 김기영 김동수 김명숙 김명혜 김무열 김석선외 김성도 김성순 김소진 김승범 김시웅 김아임 김여민 김영미 김영옥 김영택 김용훈 김유진 김은자 김인배 김전곤 김정애 김정인 김종임 김종하 김화연 노영신 노옥순 노희련 문보순 문세은 문혜자 박경애 박경희 박금숙 박미자 박성현 박정금 박준현 박항래 박형국 박효서 방빛나 배혜숙 백선아 백제억 사랑 서영원 서옥순 서정원 서종로 서현권 송기돈 송기정 송애일 신동한 신숙자 양봉화 양정규 양화실 엄주자 연금자 오순애 오순재 오정란 윤다은 윤다정 윤석영 윤시훈 윤재승 이경순(동일분식) 이경애 이경자 이기숙 이명자 이민아 이복례 이복숙 이상호 이성재 이수경외4인 이영순 이영자 이영희 이유경 이은숙 이은순 이은희 이정화 이종복 이진수 이진주 이춘호 이항래 이혜숙 이혜원 익명 임점숙 임종진 임향숙 장영선 장이숙 정구용 정문숙 정예인 정우진 정의주 정점례 정효재김정아 조문호 조영갑 조정예 조혁래(유로제과점) 진옥선 최광수 최순덕 최영옥 최인경 최정례 최종국 최태정 최해숙 하성자 하정완 한경숙 한순희 한승우 한우진 한창진 행복 허정숙 홍성덕 홍신애 홍영희 홍은순 홍정숙 황관주 황인희

◇교회 24곳

가경동산교회 겨자씨교회 택리교회 동명교회 동산교회 동성감리교회 새들녘교회 생명나무교회 서광교회 성현교회 수원창성교회 순복음온누리 영일교회여호수아 옥림중앙교회 의림교회 좋은나무교회 천안서부교회 천왕동겨자씨교회 축복의교회 토기장이교회 한국독립교회선교단 혜성교회 호산나교회 김춘남(교회)

◇기업·단체 9곳

서울영남중학교2기 엠엘캐스트㈜ 현대고등학교 네츄럴팁스 대흥기업(정남순) 덕수77회 주식회사보아즈 하람산업(김병윤) 한독화장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