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GDP 깜짝 성장… G20 중 ‘3위’

입력 2017-12-25 18:48 수정 2017-12-25 23:27

한국경제가 지난 3분기에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달성했다. 다만 내년까지 성장세가 이어질지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일자리 정책이 내년 경제 성적표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본다. 올해 수출로 경기회복 흐름을 탔다면 내년에는 내수가 받쳐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3분기 GDP는 전 분기 대비 1.5% 성장해 G20 중 중국(1.7%) 인도(1.6%)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분기별 경제성장률이 G20 가운데 3위권에 들기는 2015년 3분기 이후 2년 만이다.

성장률 상승폭(전 분기 대비)은 0.9% 포인트로 G20에서 으뜸이었다. 공동 2위를 차지한 독일과 인도(0.2% 포인트)를 훨씬 웃돌았다. 그만큼 경기회복 강도가 세고, 속도가 빨랐다는 의미다.

하지만 빠르고 강한 경기회복세가 4분기를 거쳐 내년까지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 반도체 수출이 주도하는 경기회복에 변수가 많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반도체 가격 하락, 국제유가 상승 등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지나치게 반도체 수출에 의존하는 산업구조를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경기선행지수 역시 내년 경제상황이 마냥 장밋빛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경기선행지수는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지 보여주는 지표다. 기준(100포인트)을 넘어서면 경기팽창, 기준 아래면 경기하강 가능성이 크다. 지난 10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정확히 기준점인 100.0포인트였다. 지난 1월 100.7포인트를 찍은 뒤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경기회복에 비관적인 조짐이 짙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OECD 평균 경기선행지수는 한국보다 조금 높은 100.1포인트였다.

전문가들은 수출이 견인한 올해 경제성장률을 내년에도 유지하려면 내수 회복이 열쇠라고 본다. KDI 정대희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일자리 정책이 민간소비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KDI는 올해 2.4%(전년 대비) 증가한 민간소비가 내년에 2.7%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정 연구위원은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는 산업구조조정과 혁신성장 전략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