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라이프] ‘사드한파’ 떨다가 ‘평창롱패딩’에 몸 녹인 한 해… 유통가 10대 뉴스
입력 2017-12-25 05:05
‘다사다난(多事多難)’. 해마다 연말이면 떠올리는 말이지만 올해만큼 일이 많았던 때도 없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되고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일을 겪었다. 유통가도 적지 않은 파동이 있었다. 유통업계 홍보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국내 유통가 10대 뉴스를 물어봤다. 61명이 10대 뉴스를 보내왔다. 1위는 10점, 2위는 9점…9위 2점, 10위 1점 등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10대 뉴스를 정했다. 중국 ‘사드 보복’ 후폭풍을 1위로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으나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가 합계점수에서 앞섰다.
1. 케모포비아 확산
올해는 화학물질 관련 안전 이슈가 두드러졌다. 가습기 살균제 충격을 겪은 소비자들은 살충제 계란, 휘발성유기물질이 검출된 생리대 등에 큰 불안감을 느꼈다. 케모포비아는 화학을 의미하는 ‘케미컬(Chemical)’과 혐오를 뜻하는 ‘포비아(Phobia)’가 합쳐진 단어다.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를 일컫는다.
2. 중국 사드 보복 후폭풍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올 초 본격화되면서 유통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면세점업계와 화장품업계, 여행업계의 매출은 곤두박질쳤다. 중국 국민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가 풀리는가 싶더니 다시 금지령이 내렸다. 중국의 보복은 현재진행형이다.
3. 최저임금 인상
2018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7530원으로 확정됐다. 올해 대비 16.4% 오른 액수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자는 생계에 도움이 될 전망이지만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은 인건비 부담에 인력감축 등 긴축경영을 예고하고 있다.
4. 갑질 성추행 등 오너 리스크
프랜차이즈 업체부터 그룹까지 오너들의 갑질과 성추행 등으로 여러 회사가 위기를 맞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2일 집행유예가 선고되기 전까지 그룹을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은 20대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은 ‘보복 출점’ 등 ‘갑질’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두 업체 모두 매출이 곤두박질쳐 가맹점만 피해를 봤다.
5. 평창 열기로 롱패딩 유행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특별 상품으로 롯데백화점이 기획 출시한 ‘평창롱패딩’ 30만벌이 완판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로 부진했던 백화점들은 겨울정기세일에서 롱패딩 판매로 마이너스 매출을 면했다. 시들해졌던 아웃도어의 부활을 기대할 만큼 인기가 높다.
6. 제빵사 직접고용 논란
고용노동부가 지난 9월 파리바게뜨에 불법파견 제빵기사 5300여명을 직접고용하고 연장·휴일근로수당 등 체불임금 110억1700만원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파리바게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시정명령을 취소하라며 10월 31일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다. 지난 20일 고용노동부는 1차 과태료 163억원을 부과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자기 발등의 불’이 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7. 1인 가구 증가로 소포장 상품 인기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혼밥’ ‘혼술’이 일반화됐다. 편의점은 물론 대형마트에서도 소포장 제품을 내놓고 있다. 종류도 김치 쌀 과일 쇠고기 등 다양하다. 소포장 식품 가격이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상품보다 비싸 ‘상술’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먹다가 남아서 버리는 것보다 외려 경제적”이라는 1인 가구의 응원에 힘입어 메뉴가 다양해지고 매출도 늘고 있다.
8.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
아이코스 글로 릴 등 다양한 궐련형 전자담배가 올해 히트 상품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연초와 맛은 비슷하지만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몸에 덜 해롭다는 주장도 있지만 아직 입증된 바는 없다.
9. HMR 시장 확대
1인 가구와 맞벌이 증가로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3년 1조6000억원이던 시장 규모가 올해는 2조7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에는 시장 규모가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즉석밥에서 스테이크까지 품목이 다양화, 고급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간편하게 집밥을 차릴 수 있는 ‘프레시 키트’까지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10. PB상품 전성시대
대형마트와 편의점뿐 아니라 호텔까지 앞다퉈 자체 브랜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가성비’를 앞세워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PB 상품이 유통업체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에만 기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