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풀 “세이프가드 권고안 약하다” 삼성·LG는 미국 정부 설득 작업

입력 2017-12-24 19:39
내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에 대한 최종 결정을 앞두고 월풀과 삼성전자·LG전자의 신경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 무역대표부(USTR)가 내년 1월 3일 공청회를 열고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세이프가드 권고안에 대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청취한다고 24일 밝혔다.

월풀은 ITC가 마련한 세이프가드 권고안이 너무 약하다며 USTR에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월풀은 연방 관보에 게재한 의견서에서 애초 입장인 “세탁기 완제품에 대한 50% 관세와 부품 수입 쿼터(할당)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또 삼성과 LG가 반덤핑 관세를 피하기 위해 생산국을 옮겨다닌 것을 문제 삼으면서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한 세탁기도 세이프가드 대상에 넣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대로 삼성과 LG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설득 작업에 나선 상태다. 삼성과 LG의 미국 공장이 순차적으로 가동되면 2019년 4분기까지 미국 시장에서 미국산(삼성·LG 포함) 세탁기의 점유율이 90%를 넘기 때문에 세이프가드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도 의견서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과거 세이프가드 사례를 고려해 한국산 세탁기는 세이프가드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ITC는 향후 3년간 매년 120만대를 초과하는 세탁기 수입에 첫해 50%를 부과하고 2년차에는 45%, 3년차에는 40% 관세를 부과하는 저율관세할당(TRQ)을 권고했다. 또 한국산 세탁기는 자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권고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