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원투표 강행” VS “보이콧” 국민의당 ‘운명의 週’

입력 2017-12-25 05:03
안철수 대표. 뉴시스

반대파 “헬멧·각목 준비하자”
통합파 “폭력까지 동원하나”
투표 앞두고 신경전 최고조

손학규·김종인 역할론 주목


안철수 대표 재신임과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를 묻는 전당원 투표를 앞두고 국민의당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 사이 대대적인 세(勢) 대결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통합파는 당원들의 안 대표 지지가 높은 만큼 예정대로 투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반대파는 당원들에게 ‘나쁜 투표 보이콧’을 호소하며 세력 규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통합파인 안 대표 측 한 의원은 24일 “현재로선 안 대표가 반대파 의원들을 만날 계획은 없다. 예정대로 투표해 전체 당원의 의사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찬성파는 안 대표가 8월 전당대회에서 51.09%의 득표율을 기록한 만큼 이번에도 과반 득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 실무 작업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새로 정당을 만든 뒤 양당을 통합시키는 ‘신설 합당’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반대파는 투표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게 목표다. 투표 전 법원에 투표무효 가처분 신청도 낼 계획이다. 반대파는 ‘투표 거부’에도 적극 나섰다.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나쁜 투표 전화여론조사 끊어버리세요’라고 글을 남겼다. 당원들에게 ‘투표 거부’를 알리는 문자메시지도 보낼 계획이다. 당 선관위는 최소 투표율 기준이 없다고 보지만 반대파는 당규에 따라 투표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해야 한다는 해석을 내렸다. 투표율이 33.3%를 넘지 못하게 만든 뒤 투표 결과를 무력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신경전도 한창이다. 통합 반대파 한 당원은 ‘지구당마다 50명씩 동원 체제를 갖추고 하이바(파이버, 헬멧)와 각목을 준비하자’는 글을 당원 단체채팅방에 올렸다. 친안(친안철수)계 장진영 최고위원은 이 대화 내용을 공개한 뒤 “폭력까지 동원하는 것은 호남 민심을 못 읽은 게 드러날까 두려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합 이후 당대표 적임자로 거론되는 손학규 고문은 양측을 고루 만나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종인 전 대표의 역할론도 제기된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요즘 정치에 관심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