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가 보유한 금융자산이 지난해보다 1.5% 느는 데 그쳤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 때문에 더 이상 저축으로 자산을 불리기 어려워진 것이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구당 금융자산은 평균 9784만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자산은 예·적금과 펀드·주식·채권, 전월세 보증금으로 구성된다. 가구 금융자산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3년 8.4%나 됐다. 2014년 2.1%로 뚝 떨어졌지만 2015년 3.1%, 지난해 3.8%로 회복세를 보였다.
금액으로 보면 가구당 금융자산은 지난해(9638만원)보다 146만원(1.5%) 늘었다. 전년 대비 금융자산 증가폭이 100만원 규모로 떨어진 것은 2014년(186만원) 이후 3년 만이다. 금융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저축액은 7283만원이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이 1.3%에 불과했다.
금융자산 증가폭이 둔화한 가장 큰 원인은 저금리 기조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사상 최저치인 1.25%까지 하락했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렸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저축을 해도 붙는 이자가 적다보니 자산을 쌓을 수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다 가계는 저금리 시대에 대응해 금융상품 투자 대신 주택 마련에 주력했다. 올해 담보대출 가운데 거주주택 마련 용도의 대출은 47.1%를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2012년 이후 최대치다. 지난해 주택 거래량은 105만3000건이었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5년(119만4000건)을 기점으로 높은 거래량을 유지하고 있다. 낮은 금리로 대출받아 집을 장만하면서 예·적금 등 보유하던 금융자산도 함께 투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세종=정현수 기자
올 가계 금융자산 1.5% 증가 그쳐… 역대 최저
입력 2017-12-24 19:43 수정 2017-12-24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