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부동산 대책에 꺾인 청약 경쟁률

입력 2017-12-25 05:05

정부가 6·19대책과 8·2대책을 통해 아파트 청약시장 규제를 강화하면서 올해 신규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추가 대출 규제 시행을 앞두고 분양 비수기인 연말에 청약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부동산114와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신규 분양한 아파트는 모두 32만4000여 가구로, 평균 12.62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45만435가구)보다 분양 물량이 줄었지만 청약경쟁률은 더 떨어졌다. 지난해 평균 경쟁률은 14.35대 1이었다.

청약경쟁률이 낮아진 건 부동산 규제책으로 청약조정지역 내 1순위 자격이 무주택자 우선으로 제한된 탓이 크다. 재당첨 금지, 분양권 전매 제한, 청약 가점제 비율 확대, 중도금 대출 강화 등이 본격화되면서 청약자 수가 줄었다.

특히 서울은 올해 평균 청약경쟁률 13.14대 1을 기록해 지난해(22.55대 1)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재건축·재개발 등 분양 물량이 지난해(3만8560가구)보다 올해(4만4065가구)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2, 3년간 청약 열풍을 주도한 부산 역시 지난해 100대 1에 육박했던 평균 경쟁률(99.27대 1)이 올해는 44대 1로 반토막 났다.

반면 세종시는 63.8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지난해(49.11대 1)에 비해 경쟁이 심해졌다. 청약조정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에 모두 지정됐지만 행정안전부 등 정부 부처 추가 이전과 국회 분원 설치 등이 수요를 늘리는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해보다 상대적 열기는 줄었지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연말 청약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달 현재까지 청약경쟁률을 보면 세종이 평균 83.9대 1로 가장 높았고 서울은 15.3대 1을 기록했다. 통상 부동산업계에서 12월은 분양 비수기이지만 주요 건설사가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피하기 위해 분양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글=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