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8연승 고공 강타… ‘꼴찌’ 도로공사의 반란

입력 2017-12-24 19:31
한국도로공사의 박정아와 배유나, 정선아(왼쪽부터)가 지난 23일 열린 현대건설과의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현대건설 김세영의 공격을 블로킹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최악의 시즌을 경험했다. 외국인 선수 레즐리 시크라(27·미국)와 재계약했지만 시크라는 개막을 앞두고 허리 부상으로 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대체 선수로 케네디 브라이언(23·미국)을 영입했지만 기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더욱이 브라이언을 둘러싼 ‘왕따 사건’까지 터져 선수단 분위기는 엉망이 됐다.

도로공사는 베테랑 이효희(37), 정대영(36)과 만능 플레이어 배유나(28) 등 좋은 선수들을 보유했지만 지난 시즌 11승 19패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만년 약체인 도로공사는 이번 시즌 걸출한 외국인 선수와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1위로 정규시즌 반환점을 돌았다.

도로공사는 지난 2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강호 현대건설과의 2017-2018 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 1(21-25 25-15 25-23 25-20)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8연승을 질주한 도로공사는 11승 4패(승점 34)로 선두를 유지했다. 또한 3라운드에서 전승을 거뒀다.

이번 시즌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1순위인 라이트 이바나 네소비치(29·세르비아)는 도로공사의 상승세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이바나는 2012년 1월 피네도의 대체 선수로 들어와 12경기에서 331득점을 올리며 2011-2012 시즌 도로공사를 정규리그 2위로 이끈 바 있다. 이바나는 이날 현재 득점과 서브에서 2위, 공격에서 3위를 기록하며 도로공사의 주포 역할을 하고 있다.

도로공사에서 이바나보다 더 강력한 무기는 ‘신구 조화’를 이룬 조직력이다. 이날 현재 도로공사는 득점 1위, 블로킹 2위, 서브 2위, 공격종합 3위에 올라 있다. 또 리시브 1위, 수비(디그+리시브) 2위, 세트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선수들의 체력이다. 주전 세터 이효희와 미들 블로커 정대영은 30대 중반이 넘었다. 이바나 역시 5년 전과 같은 파괴력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현대건설전에서 이긴 뒤 “선수들이 이기려고 하는 의지와 수비가 좋았다”며 “후반기 체력관리와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