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충북 제천 화재사고 희생자 빈소를 조문한 뒤 “유가족 욕이라도 들어드리는 게 대통령이 지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일부 유가족은 문 대통령에게 구조 지연을 강력하게 항의하며 실체 규명을 요구했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돌아오는 차 안에서 또 울먹였다. 문 대통령 숨소리에 울음이 묻어 있었다”며 “희생자 한 분 한 분 앞에 대통령은 일일이 엎드렸다”고 글을 올렸다. 이어 “(문 대통령의) 진심어린 조문을 받고 억울한 넋들이 조금의 위로라도 받았으며 좋겠다”며 “문 대통령과 정부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발생하더라도 억울한 희생이 최소화되는 ‘나라다운 나라’를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박 대변인이 ‘국민을 위해 울어주는 대통령! 국민의 욕이라도 들어야 한다는 대통령!’이라고 쓴 부분이 문 대통령 조문을 다소 과도하게 포장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당시 빈소 조문은 문 대통령이 직접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참모는 유가족이 감정을 추스른 뒤 대통령이 조문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23일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화재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에 대통령 명의의 조화도 보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문 대통령 조문 이틀 뒤인 24일 제천시청에 마련된 재난상황실과 화재 참사 현장 등을 방문했다. 이어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이 총리는 상황실에서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조사, 의혹이 남지 않는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국은 좀 더 책임있게 원인을 규명하고 그것이 정부 잘못이든, 민간 잘못이든 규명해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도 합동분향소 등을 방문해 재발 방지를 위해 국회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文 대통령 “유가족 욕이라도 들어드리는 게 지금 해야 할 일”
입력 2017-12-25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