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퇴직자들의 ‘아름다운 동행’

입력 2017-12-24 20:40 수정 2017-12-24 21:08
한국수력원자력의 퇴직자들로 구성된 ‘한수원 시니어봉사단’ 단원들이 지난 22일 경기도 성남의 소망재활원에서 중증 장애인들과 함께 공연을 하고 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제공

“성탄절을 앞두고 산타로 변신해 중증 장애인들과 함께 축제도 하고 서툰 솜씨지만 저녁식사도 대접하게 돼 기쁨이 넘칩니다.”

윤치중씨는 올해 만 70세가 된 노인이다. 일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봉사활동은 이제 한창이다.

윤씨는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사장 이관섭)의 퇴직자들로 구성된 ‘한수원 시니어봉사단’의 리더로 지난 22일 경기도 성남 소재 중증 장애인 이용시설인 성남재활원을 찾아 단원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만찬 나누기’ 행사를 벌였다.

이날 한수원 시니어봉사단 소속 단원 30명은 소망재활원 이용자 80여명과 함께 ‘실버벨’ 등을 밤벨로 연주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연주 후에는 준비해온 음식을 대접했다. 한수원 시니어봉사단과 소망재활원 이용자들은 평소에도 자주 만나는 사이여서 가족처럼 편안하게 어울렸다.

윤씨는 “크리스마스 만찬 나누기를 통해 소망재활원 가족들과 돈독한 우정을 나누면서 연말연시를 서로 따뜻한 마음으로 마무리 할 수 있게 됐다”며 “내년에도 즐거운 행사를 기획해 더 많은 이웃을 만나고 싶다”고 24일 말했다.

한수원 시니어봉사단은 다른 기관이나 기업에서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조직이다. 한수원에서 일했던 퇴직자들이 평생 쌓은 경험과 기술, 전문지식을 사회에 환원하는 봉사단이기 때문이다. 120여명의 봉사단원들은 복지 소외계층 지원, 아동·청소년 멘토링, 전기·가스 안전점검, 영어·통역·한자·서예 학습 지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매월 12회 이상, 연간 150여회에 달하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수원 시니어봉사단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회장 서상목)와 한수원의 사회공헌활동 공동 연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14년 9월 출범했다. 소망재활원을 포함해 두리하나국제학교 등 다양한 기관에서 아동, 장애인,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매주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윤씨는 “단원들의 경륜과 전문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곳과 연계해 맞춤형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다른 봉사단체와 다르다”며 “봉사활동 현장에서의 만족도도 매우 높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한수원 현직 임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지고 있는 ‘행복더함희망나래’도 기업의 우수 사회공헌활동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사업은 한수원이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손잡고 지난 2012년 시작한 지역아동센터 환경개선 사업이다. 차량이 없는 아동센터에는 안전한 귀가를 돕는 이동 승합차량을 제공하고, 도서를 구비하기 어려운 아동센터에는 맞춤형 도서관을 설치하는 등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성남=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