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22일 집행유예 선고를 받으면서 롯데그룹은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됐다. 롯데는 공격적인 해외사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골자로 한 ‘뉴롯데’ 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롯데그룹은 이날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임직원은 더욱 합심하여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롯데 관계자는 “회장의 부재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는 개혁의 고삐를 죌 수 있는 기회마저 잃을까 걱정했지만 우려에 그쳐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그동안 위축된 임직원의 사기를 진작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문화를 뿌리내리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롯데는 특히 신 회장의 한·일 통합 경영구도가 흔들리지 않게 된 데 안도하고 있다. 그가 실형을 받게 될 경우 호텔롯데 지분 99% 이상을 보유한 일본롯데홀딩스 등의 일본인들이 한국 롯데 경영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었다. 신 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 지분이 1.4%에 불과하지만 창업주의 아들이라는 점 등을 내세워 구심적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롯데그룹의 많은 업무는 검찰 수사에 막혀 ‘올스톱’되다시피 했다. 지난해 ‘뉴롯데’를 천명했으나 지지부진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으나 한·일 롯데그룹 분리를 위한 호텔롯데 상장, 계열사 인수·합병(M&A) 등은 시작도 못했다. 롯데는 우선 내년 4월 12일까지 해소해야 하는 11개의 롯데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데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신성장 동력으로 구상하는 해외 신시장 개척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해외에서 매출 1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절반 이상인 5조9000여억원을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미얀마 등 동남아 시장에서 거뒀다.
신 회장이 스키협회장을 맡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는 그룹의 평창올림픽 지원사업도 활력을 띨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미뤄졌던 임원 인사가 조만간 단행돼 ‘뉴롯데’를 향한 전열을 정비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롯데 총수 일가 선고] 신동빈의 ‘뉴롯데’ 가속 페달
입력 2017-12-22 19:17 수정 2017-12-22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