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징후가 있는 시민을 구하려던 경찰관이 아파트 9층에서 추락해 숨졌다.
22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8시11분쯤 “아들이 번개탄을 사 가지고 들어왔다. 조치를 부탁한다”는 내용의 자살 시도 우려 신고가 들어와 범어지구대 정연호(40·사진) 경사가 한모 경위와 함께 한 아파트로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정 경사는 방에서 자살 징후를 보인 A씨(30)와 그의 어머니를 상담하고 있었고, 한 경위는 거실에서 A씨 아버지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던 중 A씨가 갑자기 옆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고 안에서 창문이 열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상황이 급하다고 판단한 정 경사는 아파트 외벽을 통해 A씨가 있는 옆방 창문으로 진입하려다 미끄러져 9층에서 추락했다. 중상을 입은 정 경사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여섯 살 난 아들과 부인, 어머니를 다시 보지 못하고 끝내 숨졌다. 정 경사의 장례식은 대구지방경찰청장으로 치러지며 경찰청은 정 경사에게 1계급 특진과 훈장을 추서할 예정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시민 자살 막으려다… 경찰, 아파트서 추락사
입력 2017-12-22 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