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럴까요] 제임스도 고민하는 ‘자유투 울렁증’… 해법은 ‘리듬’?

입력 2017-12-22 21:24

미국프로농구(NBA)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사진)는 시즌 개막 후 ESPN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것은 다 해냈고, 선수생활 마지막 목표가 있다”며 “자유투 성공률 80%를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유투 라인에서의 동작과 슛폼만 수십 차례 바꿀 정도로 자유투는 제임스의 해묵은 골칫거리였다. 지난 시즌 67.4%에 머물렀던 그의 자유투 성공률은 32경기를 치른 22일(한국시간) 현재 77.5%로 높아졌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에 비견되는 제임스마저 자유투 4개를 던지면 1개는 실패한다는 얘기다. 농구경기에서 유일하게 수비 방해가 금지되는 득점 찬스지만 선수들은 자유투가 결코 쉽지 않다고 말한다. NBA에서도 간혹 ‘에어볼(슛한 공이 림에도 맞지 않는 것)’이 나타난다. 한국프로농구(KBL)의 경우 각 팀의 자유투 성공률은 60% 후반∼70% 초반대에 형성돼 있다.

NBA 선수생활을 통틀어 90% 이상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한 마크 프라이스 UNC 샬럿 감독은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유투의 어려움을 “리듬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3점슛, 점프슛, 캐치 앤 슛 모두가 여러 가지 동작 가운데 이뤄지지만, 자유투 상황에서는 모든 것이 멈춘다”고 말했다. 올랜도 매직의 데이브 러브 슈팅코치는 자유투를 두고 “선수가 경기 중 ‘모두가 나를 쳐다보네’ 하고 인지하게 되는 유일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자유투의 부담이 원정팀보다 홈팀에게 더욱 크게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2012년 슬로언 스포츠 사이언스 컨퍼런스에서 400여 NBA 선수의 자유투 30만개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이 도출됐다고 한다. 얼핏 생각하면 관중의 소음과 방해동작이 가해지는 원정팀의 자유투가 나쁠 것 같지만, 오히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선수에게만 주목한 홈팀의 자유투가 좋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도자들은 선수들에게 자유투의 ‘멈춤’ 시간에도 항상 일정한 리듬을 지킬 것을 주문하고 있다. 자유투 성적이 좋은 선수들은 자신만의 똑같은 동작을 반복한 뒤 손에서 공을 떠나보내는 경향이 있다. 접전 끝에 경기를 내주면 경기 중 흘린 자유투 1개가 그렇게 아까울 수 없다는 게 지도자들의 공통된 말이다. 문경은 서울 SK 감독은 “프로쯤 됐으면 자유투는 실력이라기보다 자신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현역이던 2008-09 시즌 94.57%의 경이로운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