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21일 발생한 화재는 짧은 시간에 많은 희생자를 냈다. 목욕탕과 헬스장 때문에 내부에 사람이 많았던 데다 불이 건물 아래서부터 시작돼 탈출구가 막히면서 대형 피해로 번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물 내외부로 급속하게 불길이 번진 것으로 볼 때 방염처리가 제대로 안된 내외장재가 사용됐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화재가 난 건물에는 2∼3층에 목욕탕, 4∼7층에 헬스장, 8층에는 음식점이 있었다. 불이 나기 시작한 오후 3시53분쯤에는 내부에 적잖은 사람들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목욕탕과 헬스장이라는 특성상 대피하기 힘든 환경에 있었던 사람이 많았을 가능성이 높다. 가장 처음 확인된 사망자는 2층 목욕탕에 있던 50대 여성이었다. 뒤이어 확인된 사망자 19명 중 15명도 해당 목욕탕에 있던 사람들로 알려졌다. 출입구로 연결되는 탈의실 등에 먼저 불이 붙어 빠져나오기 힘든 상태에서 옷장과 옷 등이 타면서 나오는 유독가스에 질식된 이들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상구로도 탈출이 불가능했던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건물 아래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점도 피해를 키웠다. 이번 화재는 건물 1층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은 아래에서 위로 삽시간에 번지면서 건물 전체를 집어삼켰다. 특히 주차장 바로 위 2층에 있던 여자목욕탕에서 사망자가 많이 나왔다. 아래로 탈출이 불가능해지자 건물 내부에 있던 사람들은 옥상이나 창문 등으로 대피해야 했다.
해당 건물은 국토의계획및이용법 상 방화지구에 속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화지구는 도시정비가 제대로 안 돼 있고 건축물이 밀집된 지역이어서 화재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지정한 지구다. 방화지구에서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 외에는 건축물 주요구조부와 외벽을 불에 타지 않는 내화구조로 해야 한다. 불길이 삽시간에 번진 상황을 비춰보면 부실공사 의혹도 제기된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건물 아래서부터 불길 시작… 탈출구 막히면서 피해 커져
입력 2017-12-21 2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