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 60년대를 풍미한 가수 겸 영화배우 나애심(본명 전봉선·사진)씨가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87세.
21일 가요계에 따르면 고인은 전날 오후 5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히트곡 ‘디디디’로 인기를 끈 가수 김혜림의 어머니다.
1930년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태어난 고인은 6·25전쟁 당시 ‘HLKA 경음악단’에서 콘트라베이스 연주를 하던 오빠 전오승을 찾아 월남했다. 대구에서 피란생활을 하던 시절 이북 출신 예술인들로 구성된 ‘꽃초롱’에 입단하며 연예활동을 시작했다. 막내동생 전봉옥 등과 함께 ‘아리랑 시스터즈’를 결성해 미8군 쇼 무대에 서기도 했다.
작곡가로 활동한 전오승과 함께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1953년 ‘밤의 탱고’를 시작으로 ‘과거를 묻지 마세요’ ‘미사의 종’ ‘세월이 가면’ ‘언제까지나’ ‘정든 님’ 등 300여곡의 주옥같은 노래를 발표했다. 영화배우로도 활약했다. 1965년 다큐멘터리 영화 ‘여군’을 시작으로 ‘백치 아다다’(1956) ‘아카시아 꽃잎 필 때’(1962) ‘감자’(1968) 등 100여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전성기 때 그는 이국적인 외모와 허스키한 목소리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인도 출신의 세계적인 배우 안나 카시피(1934∼2015)를 닮아 ‘한국의 안나 카시피’로 불리기도 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2일 오전 9시, 장지는 성남영생원이다(02-3410-3151).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밤의 탱고’ 가수 겸 배우 나애심씨 별세
입력 2017-12-21 2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