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일몰 앞두고 투자 몰린다

입력 2017-12-22 05:03

11월 판매 잔액 4조 육박
전문가 “10년간 세제 혜택
멀리 내다보고 분산 투자
1만원이라도 넣어 두라”

모든 해외주식형펀드가
혜택 받지 않는 점 주의를


올해의 ‘히트 상품’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의 세제혜택이 다음 주에 종료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 안에 펀드에 투자할 생각이 있으면 1만원이라도 들여서 미리 계좌를 개설해두라고 조언한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의 판매 잔액은 3조8068억원에 달한다. 지난달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8546억원이 유입되는 등 세제혜택 ‘막차’에 올라타려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정부가 해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도입한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는 투자액 3000만원 한도로, 매매차익에 세금(15.4%)을 매기지 않는다.

모든 해외주식형 펀드가 세제혜택을 주는 건 아니다. 가입하고자 하는 해외주식형 펀드가 비과세 대상인지 상품 설명서에서 확인해야 한다. 또 오는 26∼27일까지는 계좌에 가입해야 한다. 29일까지 매수절차를 완료해야 하는데(30∼31일은 주말) 펀드 계좌 가입부터 매수 완료까지 통상 2∼3일이 걸린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로 3년 이상의 장기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에 한해 펀드 가입을 권한다. 올해 주식시장은 세계 경기 개선세로 호황을 맞았지만 내년부턴 상황이 바뀌기 때문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상기를 맞아 본격적인 긴축 정책이 시작되면 주식시장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이 정점일 수 있는데 단기 투자를 생각하고 펀드에 가입했다간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 투자를 한다면 여러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게 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미국, 유럽, 베트남에 투자하는 펀드 3개에 가입한 뒤 한도를 각각 1000만원씩 설정하는 식이다. 우선 소액만 넣어뒀다가 나중에 관련 국가의 펀드 수익률이 좋을 때 투자금을 늘리면 된다. 가족이 함께 가입해두면 비과세 혜택을 늘릴 수 있다.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출시 이후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상품은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다. 베트남에 투자하는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와 중국에 투자하는 KTB중국1등주증권 등이 대표적이다. 신흥국 투자 펀드는 올해 최고 수익률이 60%에 달한다. 그러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참고만 해야 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긴축 정책이 시작되면 위험 자산 투자금이 빠져 나가기 때문에 신흥국이 휘청거릴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본다면 북미, 유럽 등 선진국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선진국 투자와 신흥국 투자 비중을 8대 2 정도로 가져가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글=안규영 기자 kyu@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