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제50향토보병사단 예하부대에 자리 잡은 푸드트럭 앞은 삼삼오오 찾은 병사들로 북적였다.
“오늘 사역 얘기 들었니. 너무 사역이 많지. 아 짜증나게 내무반장은 오늘도 나보고 사역 나가래. 오늘은 너무 추워 삽질하기 싫은데….”
동료의 푸념을 듣던 병사들은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푸드트럭 위에서 가만히 이 말을 듣던 군종목사 정한식 소령과 군종병들은 따뜻한 커피를 병사들에게 건넸다.
“힘들지. 추운데 이거 마시고 몸 좀 풀어.” 따뜻한 말 한마디에 병사들은 겸연쩍어하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이 트럭 다음에 또 오는 거죠. 초콜릿 빵이 먹고 싶어요.”
트럭 앞에는 십자가가 새겨져 있었다. 복음성가가 은은하게 흘러나오고 군종목사가 힘들어하는 병사를 감싸 안고 기도했다.
정 소령은 군종병과 함께 지난 10월 하순부터 푸드트럭 운전대를 잡았다. 트럭의 이름은 ‘찾아가는 힐링 카페; HOLY BUCKS’다.
힐링 카페는 일종의 ‘찾아가는 교회’다. 민간인 교회에서 육군 제3사관학교 교회(소령 박상용 목사)에 기증한 푸드트럭에서 착안했다. 육군본부 군종실장 노명헌 대령을 비롯한 군종목사들이 군선교 비전을 품고 활발히 추진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20여차례 2000여명의 장병이 이 카페를 찾았다.
커피와 빵, 와플을 주로 제공하지만 앞으로 교계의 ‘사랑의 온차 보내기’ 사역과 연계할 계획이다. 사랑의 온차 보내기 사역은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동계 군선교 프로그램이다. 매년 전국 교회의 후원으로 전 장병에게 커피와 곡차, 빵과 우유, 과자, 과일 등을 전달한다.
노 군종실장은 “찾아가는 힐링 카페는 50사단을 시작으로 인기를 모으며 전군에 확산되고 있다”며 “격오지 부대와 해안소초 부대 장병들에게 사기를 북돋우고 나아가 복음으로 주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힐링 카페 트럭은 지난 8월 노 군종실장의 헌금이 종잣돈이 돼 만들어졌다. 이어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대경지회(회장 신현진 목사)와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합동) 군선교회 대구지회(회장 김동식 목사)가 지난 10월 27일 50사단 강철교회에서 찾아가는 힐링 카페 트럭 기증예배와 기증식을 가졌다. 이수교회 김광명 목사, 침산제일교회 김승조 장로, 대구중앙교회 김봉자 권사, 대봉제일교회 이화자 권사 등의 헌금으로 트럭을 구입했고 리모델링, 차량부대 등록을 완료했다.
정한식 군목은 “병사들이 거리에서나 볼 수 있는 푸드트럭을 부대 안에서 보고 신기해하고 행복해한다”고 했다.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1004 군인교회가 희망이다] 장병들 ‘찾아가는 힐링 카페’ 인기
입력 2017-12-22 00:01 수정 2017-12-22 1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