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가상화폐, 비이성적 과열”

입력 2017-12-21 19:55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상화폐) 열풍을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라고 불렀다. 비이성적 과열은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의 용어로 2000년대 초반 IT 버블처럼 실체 없는 신용 팽창을 가리킨다.

이 총재는 지난 20일 한은 기자단 송년 간담회에서 “가상통화는 법정화폐로 보기 곤란하다”며 “투기적 모습을 보이는데 세계 중앙은행이 모일 때마다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은은 다만 준비 차원에서 가상통화 확산에 따른 통화정책 파급효과 연구는 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선 “한두 달 후 지표나 여건 변화를 봐야 할 것”이란 원론적 답변을 했지만, 최근의 저물가 흐름엔 우려를 나타냈다. 물가가 회복되지 않는 한 내년 상반기 추가 인상은 요원하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또 내년도 우리 경제 성장률을 3%로 전망했으며, 세계 경제의 골디락스(물가 부담 없는 경기 호조)의 끝이 어디인지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올해 한은의 성과로 세계 6대 기축통화국인 캐나다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을 꼽았다. 이 총재는 “대외지급 및 충격흡수 능력을 보강해 주는 제2선의 외환보유액과 같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