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태우가 최근 크리스마스캐럴 음반 ‘KIM TAE WOO with friends’를 냈다. 김태우가 부른 타이틀곡 ‘Christmas Love’를 비롯해 신예 보컬리스트 김재우와 이호진, 신예 여성 싱어송라이터 길나율, 하늘소리 어린이합창단이 부른 4곡, 색소포니스트 양현욱의 연주곡 등 5곡이 담겼다. 리메이크 캐럴이 아닌 새 곡들이다.
가스펠콰이어 ‘헤리티지’가 코러스로 참여했고, 예수가 이 땅에 오신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 하나님께 의지하고 기쁘게 살아간다는 고백이 담겨 있다. 여기서 궁금증 하나. 김태우가 크리스천이었나. 그는 무신론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 18일 서울 왕십리로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하나님이 분명히 계신다는 것을 믿는다”고 했다. 독실한 신자도 아니고 이제 첫발을 뗀 거라 공연히 확대 해석될까 봐 인터뷰가 꺼려진다고 했지만, 그의 고백은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캐럴을 만들기에 충분해 보였다.
김태우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올 초였다. 갑자기 하나님이 계시지 않을까 싶었다. “나이도 그렇고 사업도 시작했고 이제 가장으로서 느끼는 무게감 때문인 것 같았어요.” 물론 갑자기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았다. 그의 주변에는 독실한 신앙인이 많다. 특히 god에서 오랫동안 함께 활동했던 싱어송라이터이자 밴드마스터인 이효석, 드럼주자 하형주가 항상 곁에 있었다. 김태우는 그런 자신의 변화를 이들에게 이야기했다. 지난 1월엔 서울 강남의 큰 교회를 찾았다. 하지만 그때는 왠지 불편했다.
왜 불편한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다른 여러 교회에도 가봤다. 지인들과 고민도 나눴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면 유치하다고 할 수 있는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신앙을 갖는 게 해가 될 것은 없겠네.’ ‘죽었는데 진짜 지옥이 있으면….’ 이후 믿음이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해보기로 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서울 신사동교회(허정섭 목사)에 출석한다. 1901년 세워진 역사가 있는 교회지만 크지는 않다. 주변에서 추천해 두 달 전부터 다녔다. 김태우는 “그 근처를 거의 20년간 지나다녔는데 이 교회가 있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며 “교회가 작으니 어릴 때 상상했던 교회 느낌도 나고 교회에 대한 불편함도 없어졌다”고 했다.
예전에는 하나님을 거론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종교에 대한 이야기도 좀체 나누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의 모습이 스스로도 놀랍다고 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하나님을 믿게 됐다는 것, 하나님을 더 알고 싶다는 것”이라며 “아직은 거기까지”라고 했다.
앨범 출시는 크리스마스가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이 아니라 그냥 쉬는 날로 생각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시작한 일이다. 또 연말엔 이웃을 돌아보고 사랑을 나눠야 하는데 그런 분위기가 없어진 것 같아 이를 일깨우고 싶었다. 하지만 이것을 자기 힘으로 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창작곡 4곡을 아주 빨리 만들었는데 어떤 힘이 작용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앙생활을 이제 시작한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하면 ‘주제넘다’고 할 것 같은데 사실이 그래요.”
“온 세상 사랑을 기억하네/ 성탄의 기쁨 모두 외치네 내 바램/ 크리스마스의 축복을 함께 노래해/ 그의 사랑// 할렐루야 찬양하라/ 할렐루야 기뻐하라/ 거룩하신 그의 이름 높여 경배하네.(Christmas Love 중에서)”
김태우는 “노랫말이지만 ‘할렐루야’ ‘찬양하라’ 등을 부르는 게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며 “이 캐럴을 부를 때 느껴지는 설렘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고 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성탄절 앞두고 캐럴 음반 낸 가수 김태우 “할렐루야 찬양… 상상도 못했던 일”
입력 2017-12-22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