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SK에너지의 전국 주유소 3600여곳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작업에 나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공유 인프라를 통해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자’는 제안이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21일 “주유소를 공유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한 ‘주유소 상상 프로젝트’ 행사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주유소 상상 프로젝트는 주유소 공유로 어떤 사업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공모한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 주유소 3600여곳을 공유 인프라로 내놓을 준비를 마쳤다. 주유기, 세차장, 유휴부지 등 유형자산뿐 아니라 사업구조와 마케팅 역량, 경영관리 역량 등 무형자산, 주유소 간 네트워크 등을 공유할 생각이다.
이를 어떤 사업에 활용할 수 있을지 또는 어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폭넓게 의견을 모아보겠다는 게 주유소 상상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전 국민의 아이디어가 SK주유소의 유·무형 자산에 접목됐을 때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종적으로 사업모델 8개를 선정할 계획이다. 공모에 제출한 비즈니스 모델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공동사업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공유 경제’가 주목받고 있지만 사업 모델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건 카 셰어링, 숙박 셰어링 등에 제한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이 자산을 외부와 공유하고 이를 활용할 아이디어를 모아보겠다고 시도하는 건 신선하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공유 경제의 새로운 분야가 개척될 가능성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최 회장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진하기 위해 공유 인프라를 통한 성장법을 제시해 수개월간 준비를 거쳤다”고 말했다.
주유소 상상 프로젝트는 다음달 30일까지 41일간 관련 홈페이지에서 아이디어를 접수한다. ‘비즈니스 모델’과 ‘아이디어’ 부문에서 각 8팀, ‘한 줄 아이디어’ 부문 12명이 상을 받게 된다. 좋은 아이디어를 낸 대학생은 입사 지원 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글=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전국 주유소 인프라 공유할테니 사업 아이디어 달라”… SK이노베이션 ‘상상 프로젝트’ 시동
입력 2017-12-21 20:05 수정 2017-12-21 2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