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공헌을 둘러싸고 끊이지 않는 논란이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이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되느냐, 아니냐이다. 일각에서는 사회공헌 활동을 본업인 기업 활동을 하기 위해 세금처럼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으로 보기도 한다. 이런 시각에서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진정성은 인정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학계의 여러 연구 결과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재무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을 내린다. 21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기업의 재무성과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외부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활동 시점에서 약 1년 뒤 기업의 시장가치에 유의미한 플러스 효과를 발휘한다. 세부영역별로는 소비자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이 약 1년 뒤 기업의 시장가치를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서 ‘지속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차례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벌인 뒤 일정 시간을 기다려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보고서의 결론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단순한 의무 지출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뜻하기도 한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사회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기업 자신에게도 가치를 높이는 활동이다. 보고서는 “기업은 기업가치의 극대화를 위해 처한 상황에 맞게 효과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아울러 “상장기업은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적극적 공시를 통해 시장가치 향상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에게도 나눔 활동으로 사회적 가치와 기업의 가치를 동시에 높이려는 기업들이 있다. 삼성전자는 청소년 소프트웨어(SW) 교육이 중요하다고 보고 다양한 교육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3년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청소년 SW 교육인 ‘주니어 SW 아카데미’를 시작했다.
KT는 정보격차가 심한 도서 및 산간 오지 지역에 인터넷 인프라 및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전남 신안군과 경기도 파주 대성동, 인천 강화군 등에서 지속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활동을 한다. 효성은 2006년부터 12년째 매년 두 차례씩 마포구의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사랑의 쌀’을 나누고 있다.
LG그룹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원칙 하에 지속적으로 LG의인상을 시상하고 있다. 선대 회장의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독립운동 시설을 고치고 유공자와 후손을 돕는 사업도 펼친다.
GS칼텍스는 우울, 불안, 공격성 등의 심리·정서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2013년부터 ‘마음톡톡’ 사업을 시행해오고 있다. 집단 예술정서심리치유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포스코는 국내외 사업장 인근 소외계층 주민에게 철강소재와 건축공법을 활용해 주택, 다리, 복지시설 등을 만들어주는 ‘스틸빌리지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베푸는 기업, 가치도 껑충… “1년 뒤 시장가치에 반영”
입력 2017-12-22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