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공개한 평창 의야지 ‘5G 빌리지’ 가보니
알펜시아 주경기장 길목 위치
5G 네트워크 세계 최초 적용
ICT 탑재 짐승 퇴치기도 공개
단말기 화면 터치했더니
쇼핑호스트 주변에 전시된
시래기·절임배추 등 비춰져
20일 낮 12시, 내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에서 고랭지 농업을 하는 ‘의야지’ 마을의 눈 쌓인 들판 한켠에 붉은 벽돌로 지은 2층 카페 ‘꽃밭양지’가 눈에 들어왔다. 꽃밭양지는 카페라기보다 ICT 기술 전시관 같았다. 2층에 설치된 5G 단말기에선 쇼핑호스트가 마을 특산물을 파는 영상이 방송되고 있었다. 화면을 터치해 옆으로 슥 넘겼더니 화면이 돌며 쇼핑호스트 주변 판매대에 전시된 시래기와 절임배추, 황태포 등이 비춰졌다. ‘360도 영상’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이 영상에는 증강현실(AR) 기술도 응용됐다. AR 게임 ‘포켓몬 고’처럼 현실에 있는 특산품 모습 위로 ‘절임배추’ ‘곤드레’ 등 가상의 그래픽을 입혀 소비자들이 상품 이름과 정보를 알 수 있게 했다. 이 영상은 모두 꽃밭양지 바로 옆에서 실시간으로 촬영된 것들이다. KT 관계자는 “360도 AR 기술은 용량이 커서 기존 LTE나 와이파이로는 생중계하기 부담스러웠다”며 “의야지 마을에선 시범 설치한 5G 통신망을 활용해 대용량 영상도 실시간으로 생중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이날 5G 등 첨단 ICT 기술을 의야지 마을에 시범 적용해 만든 ‘5G 빌리지’를 공개했다. ICT 기술이 산골 마을 풍경까지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자는 취지에서다. 황창규 KT 회장은 “의야지 마을은 세계 최초로 5G 네트워크를 적용한 마을”이라며 “과거에 경험 못한 ICT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야지 마을은 평창 알펜시아 주경기장과 유명 관광지 하늘·삼양목장의 길목에 있다. 의야지 마을이 5G 빌리지가 되면서 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늘 것으로 KT는 예상했다.
KT는 이날 멧돼지 등 야생동물을 쫓는 ICT 퇴치기도 공개했다. 퇴치기 앞에서 물체가 움직이자 레이더가 움직임을 감지했다. 곧이어 CCTV가 고개를 돌려 물체 쪽을 쳐다봤다. 이후 물체 쪽을 향해 빛을 쏘고 호랑이와 꽹과리 소리를 냈다. 그래도 물체가 달아나지 않으면 냄새가 지독한 화학약품을 뿌린다. KT는 의야지 마을에 퇴치기 10대를 지원해 밭 100여m를 감시하게 했다.
KT는 올림픽 기간에 평창에서 사용할 5G 응용 기술도 대거 선보였다. 먼저 전날 5G센터에서 5G망의 이상 여부를 진단하는 인공지능(AI) 관제 시스템 ‘프로메테우스’를 시연했다. 프로메테우스는 실제 통신 장애가 발생하기도 전에 이상기류를 감지, 관제실 직원에게 알리는 AI 시스템이다. 평소 모든 5G망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다 평소와 다른 데이터가 감지되면 과거에 축적한 빅데이터와 비교해 통신 장애가 발생할 확률을 계산하는 원리다. KT 직원은 “프로메테우스는 최대 5분 후 상황까지 예측할 수 있다”며 “평창올림픽에서 5G 통신망 관리를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중도약처럼 결정적 순간을 잡아 영화 매트릭스처럼 화면이 180도 회전하는 타임 슬라이스나 봅슬레이 선수 시점에서 빙판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을 보여주는 ‘씽크뷰’ 등 최신 영상 기술도 선보였다. KT 관계자는 “5G 단말기가 확산되면 용량이 큰 영상도 끊김 없이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평창=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산골에 생긴 5G 마을… 360도 AR 영상으로 특산품 판다
입력 2017-12-21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