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법인 윤학자공생재단
국제학술세미나 열고
“국제사회에 빚 갚자” 역설
1950년 발발했던 6·25전쟁이 남긴 것은 폐허가 된 국토와 피폐화된 경제만이 아니었다. 수만 명의 고아 역시 전쟁이 남긴 부담이었다. 많은 전쟁고아들은 ‘고아원’에서 자랐음에도 각 분야에서 든든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했다.
이제 한국 사회에서는 고아 발생이 큰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숫자가 줄었지만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는 전쟁과 기근, 빈곤, 사회문제 등으로 인해 1억5000여만명에 달하는 고아가 차별 속에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이에 ‘고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으로 ‘UN 세계고아의 날’을 제정하자는 움직임이 한국에서 시작됐다.
사회복지법인 윤학자공생재단(이하 재단)은 한국의 전남도, 일본의 고치현과 함께 한일 양국 주도 아래 ‘UN 세계고아의 날’ 제정에 나섰다. 고아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인종·종교를 초월한 동참이 전 세계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는데 뜻을 같이 한 것이다.
재단은 실행방안의 일환으로 20일 전남 목포 신안비치호텔에서 ‘UN 세계고아의 날’ 제정을 위한 국제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고아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학술적 고찰’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한국과 일본, 미국의 사회복지·아동전문가, 아동시설 관계자 등 250여명이 참여했다.
세미나에서는 전북대 최원규 교수(사회복지학)가 ‘고아란 용어 재정립-차별이 아닌 포용의 개념으로 전환 모색’이라는 주제발표를 했고 서울대 김형태 교수(사회복지학)는 ‘고아들이 겪을 수 있는 심리사회적 어려움과 개입 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서울대 이봉주 교수(사회복지학)가 ‘사회적 학대를 받는 아동들의 실태와 관련정책’에 대해 발표했고 일본과 미국 등의 사례와 정책이 소개됐다.
재단의 윤기 명예회장은 “1억5000만명에 달하는 고아에 대해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돕기 위해서는 UN이 ‘고아의 날’을 제정 선포하고 고아기금을 조성해야 한다”며 “한국은 전쟁고아에 대해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빚이 있는 만큼 빚을 갚고 국격을 높이는 측면에서도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목포=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전쟁 아픔 겪은 한국, 세계고아의 날 제정 앞장
입력 2017-12-20 20:04 수정 2017-12-20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