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전자투표제 도입 의결

입력 2017-12-20 19:54 수정 2017-12-20 20:46
SK그룹의 지주회사 SK㈜가 20일 이사회를 열고 전자투표제 도입을 의결했다. 문재인정부가 내년까지 전자투표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대기업들도 자발적 도입에 나설지 주목된다.

SK㈜는 “주주들이 쉽게 의결권을 행사할 있도록 주주 친화 환경을 강화하기 위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국내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 가운데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건 SK㈜가 처음이다. SK그룹에서는 지난달 1일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SK이노베이션에 이어 두 번째다. SK㈜의 전자투표제는 다음 주총부터 곧바로 적용된다.

전자투표제는 주주가 직접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고 전자적인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소액주주가 의결권을 적극 행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배주주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수단으로도 거론된다. 주총이 비슷한 시기에 몰릴 경우 여러 회사에 투자한 주주들은 전자투표제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SK㈜는 “사회와 주주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국내 대기업들은 전자투표제 도입을 꺼려 왔다. 자유한국당 김한표 의원의 지난 10월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곳은 15곳뿐이었다. SK를 제외한 삼성, 현대자동차, LG, 롯데 등 주요 그룹 대기업 중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계열사는 한 곳도 없다.

문재인정부는 지난 7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대기업 총수 일가 전횡 방지책의 일환으로 2018년까지 다중대표소송제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