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스케이팅의 남녀 1위 하뉴 유즈루(일본)와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러시아)가 약속이나 한 듯이 부상으로 주요 대회에 잇달아 불참하면서 올림픽 관계자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세계최고의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이 평창동계올림픽에 불참키로 한 상황에서 또다른 티켓파워인 피겨 스타들이 자칫 부상으로 빠지거나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흥행에 큰 악재가 되기 때문이다.
러시아피겨스케이팅연맹은 20일(한국시간) “부상에서 회복 중인 메드베데바가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러시아선수권대회 출전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선수권대회는 21일부터 나흘간 열린다.
메드베데바는 지난 10월 2017-2018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오른쪽 발등에 통증을 느꼈다. 검사 결과 미세골절이었다. 지난달 열린 그랑프리 4차 대회에 진통제를 먹고 출전했으나 심한 통증에 결국 깁스를 했다. 부상 여파에도 메드베데바는 1, 4차 대회 모두 우승했다.
이후 메드베데바는 부상 회복에 전념한 뒤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의료진은 “회복 마지막 단계에 무리한 훈련은 삼가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전달했고 결국 메드베데바는 출전을 포기했다.
경기때마다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는 남자 싱글 최강자인 하뉴도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올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한 하뉴는 지난달 훈련 중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외측 인대 손상 진단을 받았고 이후 주요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21일부터 열리는 전일본선수권대회에 참가, 컨디션을 점검하려 했지만 회복이 늦어지면서 하뉴는 출전을 포기했다. 올림픽 출전권이 달린 대회지만 규정상 세계선수권대회 3위 이상 선수가 부상을 당할 경우는 구제가 가능하다.
물론 아직 올림픽이 50일이 남은 만큼 이들의 출전이 어렵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상이 의외로 장기화할 경우 최악의 상황을 맞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순 없다.
또 올림픽에 참가하더라도 경기 감각이 떨어져 부진한 결과가 나온다면 이 역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평창올림픽조직위에 낭패가 될 수도 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NHL 불참 이어 피겨 스타도 잇단 부상… 평창 흥행 ‘비상’
입력 2017-12-21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