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동부교회(김영걸 목사)의 빈 사무실. 이 교회 윤점선 권사는 지난달 발생한 지진 피해로 집을 떠나 한 달이 넘도록 체육관에 머물고 있는 이재민들에게 편지를 쓰고 있었다.
“추위 속에서 집에도 가지 못하고 체육관에서 지내는 분들에게 예수님의 따뜻한 사랑이 전해지길 기도하면서 편지를 씁니다.”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대표회장 김삼환 목사, 이사장 오정현 정성진 목사)은 이날 포항동부교회에서 ‘지진 이재민을 위한 성탄 선물 포장’ 행사를 진행했다. 한교봉과 국민일보가 포항 지진 피해 돕기 모금을 통해 조성된 기금으로 진행하는 첫 번째 현장 행사로 포항시기독교교회연합회(회장 조근식 목사)가 동참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모여 이재민들에게 전달할 온열매트 400개를 포장하느라 분주했다. 이재민들에게 용기를 북돋우는 편지도 함께 담았다. 편지에는 ‘하나님의 특별하신 위로와 치유가 있는 성탄절이 되길 바랍니다’ ‘소망되시는 예수님의 사랑으로 아픔을 극복하시는 성탄절이 되길 기도합니다’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김금수 권사는 “이재민들이 오늘 온열매트를 받아 따뜻한 밤을 보내셨으면 좋겠다”면서 “선물을 받는 분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생각하며 덩달아 저도 기쁜 마음으로 선물을 포장했다”고 말했다. 지진 발생 이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재민은 600명에 달한다. 포장된 선물은 구호품 접수처인 포항시 북구 한마음체육관에서 이원근 포항시 정무부시장에게 전달됐다.
현장 방문을 동행한 한교봉 이사장 정성진 목사는 김영걸 포항시기독교교회연합회 수석부회장에게 성금 2000만원도 전달했다. 이 기금은 정부의 복구 지원에서 소외된 교회들을 위해 사용된다. 김 목사는 “교회들은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면서 “기금을 어려운 교회들부터 고루 분배할 예정인데 전국 교회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국민일보 12월 20일자 29면 참조). 정 목사도 “이재민 모두가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마음을 합해 기도하고 계속 관심을 갖겠다”고 위로의 인사를 건넸다.
포항지역 교회들은 막막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꿈꾸고 있다. 교회가 반파된 포항시 북구 흥안교회 김두천 목사는 “성탄절엔 서울 온누리교회 청년들이 내려온다고 해서 무척 기다려진다”면서 “청년들과 손을 맞잡고 예수님이 오신 기쁨을 나누겠다”고 했다. 김 목사는 “교인 20여명에 평균 연령은 75세에 달하고, 예배처소는 좁지만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기다리는 마음은 똑같다”며 “포항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포항=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한교봉, 포항 지진 이재민 위한 성탄 선물 포장 “힘내세요, 한국교회가 있습니다”
입력 2017-12-2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