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영성의 불 환하게 밝혀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으로…

입력 2017-12-21 00:00
2018년 새해를 앞두고 기도와 묵상, 성경과 인문학 공부 등 신앙 생활의 계획표를 세워보자. 칼뱅은 ‘참된 지혜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나 자신을 아는 지식’이라고 말했다. 픽사베이
2018년 새해를 앞두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저마다 신앙의 자리를 점검한다. 어떻게 하면 내년에는 하나님을 좀 더 알아가고, 그분과 더욱 친밀해지며, 하나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까. 기도·묵상·성경·공부라는 네 가지 키워드에 맞춰 성숙한 신앙인의 삶을 다짐하고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될 책들을 소개한다.

■기도
화종부 목사의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소서’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소서’(생명의말씀사)는 지금 한국교회, 이 땅의 크리스천이 가장 먼저 회복해야 할 것이 기도임을 역설한다. 저자는 강해설교로 유명한 화종부 남서울교회 목사. 그는 “지금까지 기도를 해야 한다는 사실과 기도의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것을 너무 많이 강조했다”며 “이제는 한 단계 나아가 성경 속 믿음의 사람들이 어떻게 기도했는지를 배우면서 더 성경적이고 더 복음적인 기도를 드려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한다.

첫 번째로 다니엘의 기도를 통해 먼저 하나님을 제대로 부르고, 간구에 앞서 회개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이 대목에서 ‘그들의’ 죄가 아니라 ‘우리의’ 죄를 자백하고 애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어 에베소서 1장과 3장, 빌립보서 1장과 골로새서 1장에 나오는 사도 바울의 기도를 살펴보며 바른 기도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성령의 지혜와 계시를 구하며 하나님을 더욱 알게 해 달라고 기도하기, 성경이 말하는 능력이 능해져서 사람들이 우리의 삶을 볼 때 예수님이 잘 보이게 해 달라고 기도하기 등이다.

성경 구절에 따라 저자가 설명하는 기도 제목을 듣다보면, 과연 그동안 내가 했던 기도는 어떤 것이었나 되돌아보게 만든다. 교회에서 기도하라고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 새해를 맞아 기도 생활을 점검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펼쳐볼만한 책이다.

■묵상
김병년 목사의 ‘묵상과 일상’

'묵상과 일상'(성서유니온)은 묵상이나 큐티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이에게 추천한다. 김병년 다드림교회 목사가 쓴 책으로, 단순히 묵상 방법론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묵상이 삶 속에 뿌리내릴 때 일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경험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셋째 아이를 낳은 뒤 뇌경색으로 쓰러져 13년째 병상에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있는 아내를 돌보고 세 아이를 키우며 '매일성경'으로 묵상하며 살아온 나날을 기록했다. '그런즉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마 19:6) 구절을 읽다가 "하나님, 이제 싫어요. 아내를 데려가시든지 아내를 일으켜 주시든지 해주세요!"라고 원망하고 한탄했던 일까지 가감 없이 솔직하게 담고 있다.

저자의 절망스럽고 아픈 삶 한가운데에서도 매일 말씀을 통해 위로하고 격려하며 함께 동행한 주님을 발견하게 된다. 저자는 "언젠가부터 묵상을 통해 내 안에 차곡차곡 쌓인 언어가 일상을 수놓기 시작했다"며 "누구도 예외가 없는 고통이 묵상을 깊어지게 했고, 묵상을 통해 고통의 문제를 사색하며 함께 나누고 공감하는 치유의 언어가 흘러나왔다"고 고백한다. 그의 고백을 통해 진짜 묵상의 힘이 일상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 깨닫게 된다. 한 단어, 한 구절, 한 인물 놓고 묵상하기, 자녀와 함께 묵상나누기 등 다양한 묵상의 방법도 엿볼 수 있다.

■성경
유상섭 목사의 ‘성경핵심 이해하고 기도하기’

'성경핵심 이해하고 기도하기'(아르카)는 해마다 성경읽기에 도전하지만 도중에 실패하거나, 말씀은 읽었지만 말씀을 붙잡고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모르는 그리스도인에게 적합한 책이다. 저자는 총신대 교수를 역임한 유상섭 창신교회 목사다. 16년간 신약학을 가르치고, 2010년 6월부터 8년간 목회 현장에서 설교하며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만든, 성경 참고서 같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성경 66권 중 구약에서 498절, 신약에서 213절 등 핵심구절 711절을 추렸다. 그리고 각 절의 핵심 내용을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알기 쉽게 설명한다.

저자는 "선택된 핵심 구절에 대한 설명은 그 성경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해당 구절이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는지 보여준다"며 "그 결과 구약을 구약성경으로만 읽는 것이 아니라, 구약의 모든 약속을 성취한 예수 그리스도의 시각에서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혼자 주석성경을 읽기는 부담스럽고, 성경읽기 만으로는 그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워 번번이 성경읽기에 실패했던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 또 교회나 직장에서 소모임을 이끄는 이들에게도 유익한 참고서로 유용할 듯하다.

말씀 끝에는 한마디 기도를 달아서 성경 구절에 맞게 기도할 수 있도록 했다. 성경말씀에 근거해 기도하는 훈련도 함께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공부
이상욱 목사의 ‘기독교 세계관 렌즈로 인문학 읽기’

'기독교 세계관 렌즈로 인문학 읽기'(예영 커뮤니케이션)는 교계에 확산되는 인문학 열풍 속에서 기독교인은 어떤 기준과 관점을 갖고 공부하고, 책을 읽어야 할지 일러준다. 저자 이상욱 인천 목민교회 목사는 '미추홀독서문화원'을 설립해 20년 넘게 청소년을 대상으로 기독 지성을 위한 인문학 운동을 해 왔다.

저자는 "그리스도인들은 인문학 독서를 하되 일관된 관점, 기독교 세계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독교 세계관은 모든 학문을 담는 그릇과도 같고 사물을 판단할 수 있는 캐논이 된다"고 말한다. 신약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요구하는 일이 '깊이 생각하라'는 것이며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존재뿐 아니라 이 세계와 그 과정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고 바르게 반응해야 하는 일에 부름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비움: 문제제기, 채움:성경적인 근거, 지움:십자가의 도, 따름:모범 사례들'이라는 4개 형식에 따라 이야기를 풀어간다. 유대인들의 세계관을 확립하는 독서와 자기의 성품 변화를 도모하는 동양 교육의 특징 등을 살펴보고 그리스도인들에게 적합한 교육과 독서 방법 등에 대한 저자 생각을 들려준다.

새해를 앞두고 인문학 공부 계획을 세우고 있는 이들이 기본기부터 탄탄히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특히 중고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겐 신학과 인문학, 신앙과 지성의 균형을 갖춘 자녀 교육의 원칙을 제시해준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