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양대 노조 통합 추진… 정규직 전환 분수령?

입력 2017-12-19 21:50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3개 노동조합 중 양대 노조가 통합을 추진 중이다. 통합으로 과반수 노조가 탄생하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지하철 업무직(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협상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부터 22일까지 서울지하철노조와 5678서울도시철도노조가 노조 통합 찬반을 묻는 조합원 투표를 실시한다. 지난 10월 실시된 노조 통합 관련 조합원 설문조사에서는 70.8%가 ‘찬성’, 20.3%가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혔다.

지난 5월 31일 서울 지하철 1∼4호선 운영사인 서울메트로와 5∼8호선 운영사인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통합해 서울교통공사가 출범했지만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서울지하철노조와 서울도시철도노조, 한국노총 산하 서울메트로노조가 공존해 왔다. 조합원 숫자는 서울지하철노조 6400명(43%), 서울도시철도노조 5900명(40%), 서울메트로노조 2500명(17%)으로 어느 곳도 과반을 이루지 못한 상황이다.

이번 투표로 서울지하철노조와 서울도시철도노조 통합이 성사되면 전체 조합원 80% 이상이 가입한 과반수 노조가 생긴다. 제3노조인 서울메트로노조는 상급단체 결정, 통합 시기, 정규직 전환 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노조 통합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노조 통합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서울교통공사 1300여명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협상에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교통공사 업무직협의체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 문제를 놓고 그동안 3개 노조가 공동교섭을 벌여왔는데, 노조 측 단일안이 마련되지 않아서 협상이 진전되지 못한 측면이 크다”면서 “과반수 노조가 탄생해 노조 요구가 하나로 정리되면 협상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을 진행 중인 양대 노조는 무기계약직을 기존 정규직의 최하위 직급인 7급으로 일괄 정규직화 하되 승진유예기간을 2∼3년 더 두는 방안을 요구해 왔다. 반면 공사 측은 7급으로 정규직화 하되 근무기간이 3년이 경과한 때부터 순차적으로 전환하자는 입장이다. 통합 노조가 탄생하면 사측 입장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노사는 한동안 중단됐던 노사교섭을 최근 재개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