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극우 연정, 시작부터 이웃과 마찰

입력 2017-12-19 18:57 수정 2017-12-19 21:53

우파-극우 연립정부로 출범한 오스트리아 새 정부가 이탈리아 북부 주민들에게 이중국적을 허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가 이탈리아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고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ANSA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전했다.

오스트리아 연정 파트너인 극우 자유당 소속 베르너 노이바우어 의원은 “남티롤 주민들은 이르면 내년부터, 늦어도 2019년 초부터 오스트리아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다. 또 앞으로 이 지역 출신 선수들은 올림픽 등에서 오스트리아를 대표할 수도 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남티롤은 알프스 산맥을 사이에 두고 오스트리아 서부 티롤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탈리아 북부의 자치구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의 별칭이다. 인스브루크를 주도로 하는 오스트리아 티롤 지방과 볼차노를 주도로 하는 남티롤은 원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일부였지만 1차대전 이후 남티롤 지역이 이탈리아에 귀속되며 나뉘었다. 남티롤 인구 52만명 가운데 70% 정도는 독일어를 사용하고 있다. 지리, 역사, 문화적 동질성 때문에 남티롤 주민 일부는 티롤 통일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정부는 오스트리아 새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즉각 반발했다. 베네데토 델라 베도바 외무차관은 “인종적, 국가주의적 기반을 근거로 이중국적을 인정한다는 오스트리아 새 정부의 제안은 다문화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열린 유럽’에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는 나치 친위대 출신이 창당한 자유당의 연정 참여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열렸다. 6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시민들은 “나치가 통치해서는 안 된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쳤다.

장지영 기자,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