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UAE 왕실 자금 들여다보다 발각”

입력 2017-12-19 18:30 수정 2017-12-19 21:40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한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운영위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UAE 특사 파견 논란을 규명하기 위해 야당 의원들의 요구로 열렸다. 윤성호 기자

장제원 의원, 임종석 실장
UAE 방문과 관련 주장
“MB 뒤를 캐는 과정에서
항의받자 무마하러 간 것”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과 관련, “문재인정권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뒤를 캐면서 UAE 왕실 자금까지 들여다보다 발각됐다는 세간의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이어 “아랍 왕실이 격노해서 대한민국과 국교를 단절하겠다고 항의까지 했다는 얘기도 있다”며 “이를 무마하기 위해 임 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원 1차장을 대동하고 가서 왕세제에게 고개 숙이고 사과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임 실장의 UAE 방문과 관련된 의혹을 추궁하기 위해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임 실장의 UAE 방문과 관련 UAE 대사관과 외교부, 청와대 사이에 주고받은 공문을 국회에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문재인정부가 이명박정부의 UAE 원전 수출 관련 의혹을 파헤치려다 외교적인 문제가 발생했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임 실장이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직전 특사로 급파됐다는 주장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임 실장의 중동 방문에 동행한 것으로 알려진 서동구 국가정보원 1차장을 언급하며 “지난 2008년 한국전력의 해외자원개발을 자문하고 이 전 대통령의 해외 자원개발을 도운 핵심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후 청와대 해명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거짓이 섞일 경우 정권 차원의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도 “청와대가 임 실장의 UAE 왕세제 면담 자리에 UAE 원자력공사 이사회 의장이 참석했는데도 공개하지 않은 건 걸리는 게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연차 휴가를 이유로 운영위에 불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원내수석부대표인 박홍근 의원만 참석해 야당의 운영위 소집 절차를 문제 삼으며 항의했다.

박 의원은 회의 시작 전부터 해외 출장 관계로 불참한 정우택 운영위원장 대신 회의를 주재한 김선동 한국당 의원에게 “오늘 회의는 위원장, 안건, 간사 협의가 없는 ‘3무(無) 회의’”라며 산회를 촉구했다. 박 의원이 한국당 의원들과 30분간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양측 간 고성이 오갔다. 박 의원은 “(위원장이) 여야 간사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잡는 것은 국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재적위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개의할 수 있다는 국회법 조항을 근거로 내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계속 항의하는 박 의원에게 “문 대통령이 이렇게 의사진행을 방해하라고 지시한 것이냐”며 “이 중요한 국민적 의혹 앞에 임 실장은 휴가를 보내고 민주당 수석은 뭐하는 추태냐”고 비판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김 원내대표는 운영위원장 맡을 생각 말라”고 쏘아붙인 뒤 퇴장했다.

야당 의원들은 박 의원 퇴장 후 여권에 대한 성토를 이어갔다. 신보라 한국당 의원은 “임 실장이 국회에 나와 의혹을 해명할 의무가 있는데도 민주당이 더 나서서 보호하고, 두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청와대와 민주당이 오늘 운영위 소집에 응하지 않는다 해서 의혹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종선 김판 기자 remember@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