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공세로 책임 떠넘기려는 것”
文 정부 대북·대외정책 비난도
북한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의 ‘무조건 대화’ 제안을 “새삼스럽지 않다”며 평가 절하했다. 조건에 상관없이 자신들의 핵 포기를 최종 목적으로 한 대화에는 결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우리의 핵 억제력은 흥정물이 될 수 없다’는 제목의 개인 논평에서 “우리는 내부 조정도 바로하지 못해 국제사회의 조소거리가 되고 있는 미국이 일관성 없이 내붙였다 떼곤 하는 대화 간판에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문은 “틸러슨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타령과 그에 대한 백악관의 행태를 보면 대화 공세로 조선(한)반도 정세 격화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기려는 것”이라면서 “전제조건 있는 회담을 제기하든 전제조건 없는 회담을 제기하든 미국이 노리는 것은 우리 국가의 핵 포기다. 이전과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과 핵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그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로켓을 협상탁(테이블)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미 선택한 핵무력 강화의 길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우리 공화국의 입장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첫 만남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파격적인 대화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이 발언이 백악관의 대북 노선과 상충된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틸러슨 장관은 1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장관급 회의에서 “북한이 위협을 지속적으로 중단해야 한다”며 한발 물러섰다.
노동신문은 6면의 3분의 2를 할애해 문재인정부의 대북, 대외정책을 맹비난했다. 신문은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을 ‘외세와의 반공화국 압살공조’, ‘불신과 대립을 격화시킨 반통일정책’이라고 규정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 방미 등 대미외교는 ‘사대와 굴종의 구태의연한 악습’, 한·미연합군사훈련 등 한·미동맹 정책은 ‘정세를 전쟁 접경에로 몰아간 도발 소동’이라고 주장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北 “美 대화 제안 흥미 못느껴… 핵은 흥정물 아니다”
입력 2017-12-19 1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