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크라우드펀딩 ‘기업 인큐베이터’ 역할 톡톡

입력 2017-12-19 19:16 수정 2017-12-20 10:12
테이스터스는 농식품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투자받은 자금으로 지난 6월 경기도 성남 판교에 6호 직영매장 바스버거 판교점을 열었다. 사진은 바스버거 여의도점 내부 모습.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제공

서울 광화문, 여의도 일대에서 이름 난 수제 버거 브랜드 ‘바스버거’를 운영하는 테이스터스는 지난 6월 판교에 6호 직영매장을 오픈했다. 매출액 규모는 2015년 6억3000만원정도에서 올해 7월 기준 20억3000만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올해 말까지 45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테이스터스의 성장에는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이 운영하는 농식품 크라우드펀딩 역할이 컸다. 3호점인 역삼점과 4호점 상암점에 이어 6호점 판교점까지 모두 세 번이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받았다. 특히 테이스터스는 투자 형태로 펀딩한 참여자가 지분을 갖게 되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받았다. 투자자들과 회사의 성장을 공유하는 셈이다. 테이스터스 서경원 대표는 “농식품 크라우드펀딩은 자신만의 아이템을 대중에게 평가받을 수 있는 장일 뿐 아니라 대중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오디션”이라면서 “다만 충분한 준비를 통해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이용한 건강식초를 개발한 보늬푸드는 펀딩 참여 시 제품·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후원형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했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영업 확장을 고민하던 중에 농식품 크라우드펀딩을 접하게 된 것. 1차 펀딩이 초기 자금에 도움을 줬다면 2차 앙코르펀딩은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는 농금원의 맞춤형 컨설팅이라는 특급 도우미도 있었다. 보늬푸드는 소비자들의 펀딩을 통해 모집한 자금을 이용, 전 직원이 함께하는 사회공헌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보늬푸드 홍성완 대표는 “농식품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높은 홍보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2년차를 맞는 농식품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한 성공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크라우드펀딩을 희망하는 기업을 방문해 관련 교육 등을 해주는 현장코칭 프로그램은 호응이 좋다. 19일 농금원에 따르면 13일 현재 기준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농식품 업체는 79곳에 이른다. 이 중 60개 기업이 펀딩에 성공했다. 지난해 51곳이 참여해 30곳이 성공했던 것에 비하면 큰 성장이다. 올해부터 정책 지원이 추가됐다. 농금원은 농식품 모태펀드 운용사가 직접 농식품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면 투자 금액의 1%를 인센티브로 지급한다. 그만큼 후속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농금원 양일호 본부장은 “농식품 분야 소액 투자 활성화와 농식품 모태펀드와 연계한 후속 투자도 늘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