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애하는 安, 고심하는 劉… 국민·바른 통합, 가속? 정지?

입력 2017-12-19 05:0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4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세미나에 참석, 각 당원들로부터 선물받은 목도리를 착용한 뒤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통합 반대파 거센 반발에도
안철수, 통합 행보에 올인
유승민 “뚜렷한 결론 못내려”

연말 정국의 최대 관심사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연대·통합 여부다. 양당의 연대와 통합 은 내년 6월 지방선거의 판도를 뒤흔들 메가톤급 변수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힘을 합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가장 가벼운 수준인 정책연대가 거론된다. 이어 내년 지방선거에서 양당 후보를 단일화하는 선거연대가 상정 가능한 방안이다. 마지막으로 양당이 완전히 합치는 통합도 하나의 해법이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내부 상황이 다르다. 국민의당 내에선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긴 하나 외부로 표출될 정도는 아니다.

바른정당은 ‘정책연대·선거연대·통합’이라는 세 가지 경우의 수를 같은 비중으로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당 통합파 의원들은 통합에 ‘올인’한 분위기다.

안 대표는 18일 강원도 춘천시 당원간담회에서 “외연 확대를 통한 인재 영입 없이 선거를 치른다면 우리 당은 소멸의 길을 걸을 것이며, 선거 승리를 위한 외연 확대는 바른정당과의 연대 내지는 통합”이라며 통합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만약 통합에 대해 이견이 있다면 통합 없이 선거에서 이길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유승민 대표와) 공식적인 자리에서 뵀지만 (따로 만나) 상의도 드려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최근 통합 반대파 의원들과 꾸준히 접촉해 통합 불가피론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통합파 한 초선 의원은 “연내라고 시점을 못 박기는 어렵지만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통합 선언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반대파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정동영 장병완 조배숙 의원 등 통합 반대파는 조찬 회동을 갖고 “양당 합당을 ‘보수 야합’으로 규정하고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반대파들은 당장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통합파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안 대표 측 원외 지역위원장들을 논의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이다. 반대파 초선 의원은 “안 대표가 전 당원 투표로 통합을 밀어붙인다면 우리는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해 세 대결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안 대표 측의 구애가 싫지 않은 표정이다. 그렇다고 덥석 손을 잡을 수 없다는 데 고민이 있다. 11명으로 줄어든 바른정당 의원들은 자강(自强)파와 국민의당과의 중도 통합파, 한국당과의 보수 통합파로 나뉘어 있다. 전북 전주을이 지역구인 정운천 최고위원과 중도 개혁을 외치는 하태경 최고위원은 대표적인 국민의당 통합파 의원으로 알려졌다. 이학재 의원은 한국당과의 보수 통합에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도 통합파의 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의 양강 구도를 깨기 위해선 국민의당과 통합해 ‘제3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른 의원은 “바른정당은 수도권과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인데, 국민의당이 영남에서 민주당보다 인기가 낮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의원들은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통합 문제 등을 논의했다. 유 대표는 의총 직후 “(통합 문제에 대해)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참석 의원은 “(국민의당과) 당 대 당 통합을 하겠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라며 “(통합 반대파인) 천정배 정동영 박지원 의원과 (안 대표가) 헤어지면 우리도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하윤해 최승욱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