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다스를 왜 나한테 묻나”

입력 2017-12-18 20:48 수정 2017-12-18 22:42
이명박 전 대통령이 1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재임 시절 참모들과의 송년회에 앞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MB계 송년회 앞서 기자질문 답변

“한국 그렇게 작은 나라 아니고
경제적으로 11위인 경제 대국”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18일 “이제 갈등·분열을 뛰어넘어 국민이 편한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좋은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재임 기간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MB계 전·현직 의원들과의 송년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이 나라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많이 걱정하고 계신 것 같다. 나 자신도 어쩌면 국격이나 국익이란 측면에서 많이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등 현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에둘러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굴욕 외교’ 논란이 제기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는 시각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사실 그렇게 작은 나라가 아니다”며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 11위인 경제 대국이 됐다”고도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다만 ‘국민이 다스는 누구 것인가라고 묻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건 나한테 물어볼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만 답했다. 군 사이버사령부 여론조작 사건 등 구체적인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생일과 결혼기념일, 17대 대선 승리일이 겹치는 매년 12월 19일 전후로 측근들과 송년회를 해왔다. 송년회에는 정진석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 김효재 전 정무수석, 이동관 전 홍보수석, 박정하 전 대변인 등 약 40명이 참석했다.

송년회가 열린 식당 앞에는 시민 10여명이 “이명박을 구속하라” “국민 혈세 도둑놈”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 전 대통령에게 접근하는 시위대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경호원이 시위대에 걷어차이기도 했다.

이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