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군용기 5대, 한때 카디즈 침범… 사드 조치 압박용?

입력 2017-12-18 18:31 수정 2017-12-18 22:54

軍, 전투기 편대 긴급 출격
日 방공구역 거쳐 빠져나가
올들어 두번째… 작년 59번
영토분쟁 日 겨냥 분석도

“일상적 훈련 침범의도 없어”
中, 핫라인 통해 해명해와

중국군의 전투기 2대, 폭격기 2대, 정찰기 1대 등 5대가 18일 이어도 서남방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한때 침범했다. 우리 군 전투기 편대는 긴급 출격해 추적비행을 했다. 올해 들어 중국 군용기의 두 번째 침범이다. 중국 군용기의 KADIZ 침범 의도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일각에선 최근 한·중 정상회담 이후의 사드 갈등 해소를 위한 추가 조치를 종용하기 위해 중국 측이 군사적 압박을 가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10시10분쯤 중국 국적의 군용기 5대가 이어도 서남방에서 KADIZ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중국 군용기는 이어도 서남쪽 한국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중첩 구역으로 진입해 KADIZ로 들어왔다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으로 진입했다. 이어 다시 KADIZ를 거쳐 중국 방향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KADIZ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는 H-6 폭격기 2대, J-11 전투기 2대, TU-154 정찰기 1대다. J-11 전투기 2대는 오전 10시10분쯤 H-6 폭격기 2대와 함께 KADIZ에 진입했다가 오전 11시47분쯤 먼저 KADIZ를 이탈했다. H-6 폭격기 2대는 오후 1시21분쯤 KADIZ를 빠져나갔다. TU-154 정찰기 1대는 오전 11시40분부터 오후 1시47분까지 KADIZ 내에 머물렀다.

우리 군은 오전 10시2분쯤 KADIZ로 향하는 이들 군용기 움직임을 파악한 후 F-15K와 KF-16 전투기 편대를 긴급 출격시켜 감시 비행을 했다. 중앙방공통제소(MCRC)에서 중국군과의 ‘핫라인’을 이용해 중국 국적 군용기임을 확인했다. 중국군 측은 핫라인을 통해 “군용기 5대의 KADIZ 진입은 일상적 훈련”이라며 영공 침범 의도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 중국 공군 측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이번 훈련은 합법적”이라며 “특정 국가나 지역을 겨냥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지난 1월 9일 중국 군용기 10여대가 이어도 인근 KADIZ에 4∼5시간 진입했다가 되돌아갔다. 당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압박 의도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했다. 지난해에는 59차례 중군 군용기들이 KADIZ를 침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군용기들의 KADIZ 진입은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중국이 사드 배치 해소와 3불(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망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 정책에 대한 추가 조치를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단순히 사드 불씨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에도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영토분쟁 중인 일본을 겨냥한 대규모 훈련을 해왔다는 얘기다. 방공식별구역은 주권이 인정되는 영공은 아니다. 다만 영공 무단 침입을 예방하기 위해 이곳에 진입하려는 외국 항공기는 관할 국가 군 당국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중국군의 정확한 의도를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