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명 잠복결핵 판정 사례도
비교적 규모 큰 대학병원선
감염 집단사망 사례 드물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한꺼번에 숨진 미숙아 4명 가운데 3명에게서 세균 감염이 의심되는 정황이 나와 병원 내 감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 S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의 한 교수는 18일 “숨진 4명 가운데 3명에서 같은 세균 감염이 있다면 병원 내 감염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생아가 엄마 뱃속에서 나와 감염이 됐고 병원 밖에 나간 적이 없으니 원내에서 균이 옮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금까지 산후조리원이나 산부인과병원 등에서 신생아들이 장염을 일으키는 로타바이러스나 결핵에 집단 감염된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 7월 서울 노원구 모네여성병원에서 신생아 118명이 잠복결핵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결핵에 걸린 간호사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3월에는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에서 신생아 29명이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이번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도 집단 사망이 있기 하루 전 로타바이러스 환아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지만 병원 측은 감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비교적 큰 규모의 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세균에 감염돼 집단 사망으로 이어진 사례는 드물다. 미숙아 등 면역력이 약한 아기들을 집중치료하기 때문에 그만큼 감염 예방에 철저하기 때문이다. 10여년 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어린이에게서 집단적으로 호흡곤란과 심정지가 나타나 중환자실이 폐쇄된 적은 있었다. 당시 병원 자체 조사에서 소아 중환자들이 같은 세균에 감염돼 패혈증을 일으켰던 것으로 밝혀졌다.
보건 당국은 그람 음성균 감염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람 음성균은 주로 장내에 사는 세균을 말한다. 대장균 클렙시엘라균 장구균 이질균 살모넬라균 등이 해당된다. 특히 숨진 신생아 4명 중 2명이 대장 부위에 염증이 생겨 썩는 괴사성 장염에 걸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대학병원 교수는 “괴사성 장염이 심해지면 그람음성균 패혈증 쇼크로 이어져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신생아 감염사례 보니… 한 산부인과서 ‘29명 로타바이러스’도
입력 2017-12-18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