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이 탈원전 정책에 대한 항의를 무마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야권의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임 실장이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 예방 시 원전사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원자력이사회 의장이 배석한 데 대해서는 “원자력 이사회 의장이 아닌 아부다비 행정청장 자격으로 배석한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임 실장의 UAE 방문이 파병 장병을 위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한 달 전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방문했음에도 또 방문한 것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이 관계자는 “장관이 가는 것과 대통령의 뜻을 담아 비서실장이 대리인으로 가는 것은 파병 장병들이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병 부대는 대통령이 격려하고 싶어도 가기 어렵다. 문 대통령도 최근 ‘파병 장병들이 눈에 밟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파병 장병 위로를 위해 대통령 비서실장이 UAE를 찾았는데 왕세제를 안 보고 오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원전 문제는 의제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 이미 지난 10월 원전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UAE에 다녀오는 등 원전 문제는 잘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샤리카 24’ 등 UAE 언론은 지난 10일 원전 문제는 제외한 채 임 실장과 모하메드 왕세제가 양국 간 우호협력 관계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그러나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전임 정권에 대해 보복을 가하려다 외교적 문제를 야기했다는 의혹에 대해 진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왕세제가 UAE의 지금 실질적인 국정운영자인데 그분을 만나는 자리에서 UAE의 원전 책임자가 배석했다. 하루 속히 진실을 밝히고 어떻게 대처할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靑 “UAE서 원전 언급 없었다” 野 “진위 밝혀야”… 공방 가열
입력 2017-12-18 1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