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 판세는
찬성 여론 하락했지만
반대파 승리도 어려워
카탈루냐 조기 지방선거가 오는 21일(현지시간) 실시된다. 독립선언으로 인한 극도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선거다.
지난 10월 주민투표를 강행한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독립을 선포했으나 이를 불법 규정한 스페인 중앙정부는 자치의회·정부를 해산하고 직접 통치로 전환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혼란을 종식시킬 카드로 조기 선거를 제시했다. 그는 “침묵해 온 다수가 투표로 목소리를 내달라”고 말했다. 투표율 43%로 반쪽짜리 선거였던 독립 찬반 주민투표와는 다른, 제대로 된 선거로 진짜 민의(民意)를 보여달라는 얘기다.
현재 판세를 보면 독립 지지와 반대 어느 쪽도 뚜렷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독립파 정당 지지율이 예전보다 떨어진 것은 분명하나 그렇다고 반대파 정당들이 승기를 잡은 것도 아니다.
현지 일간 엘파이스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독립파 3개 정당(공화좌파당, 카탈루냐위해함께, 대중통합당)이 자치의회 135석 중 63석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반(68석)에 5석이 모자란다. 2015년 선거 때 확보한 과반을 잃는 것이어서 독립파로선 상당한 타격이다.
독립 반대파 3개 정당(시민당, 사회당, 국민당)은 61석 정도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수당이 없는 의회가 예상되므로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는 정당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독립에는 반대하나 독립 찬반 주민투표 실시에는 찬성하는 좌파정당 ‘카탈루냐앙코무’(10석 안팎)가 선거 이후 캐스팅보트(가부 동수일 때 대세를 좌우하는 제3당의 표)를 쥘 것으로 보인다.
독립파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 다시 독립을 밀어붙일 동력을 얻게 되지만, 과반을 잃는다면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독립 반대파가 승리할 경우에는 스페인 중앙정부와의 대화가 본격 재개될 전망이다.
지금 카탈루냐에선 독립도, 현상 유지도 아닌 ‘제3의 길’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제3의 길은 중앙정부와의 협상으로 독립 대신 자치권을 확대하는 타협안을 일컫는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독립파 과반 확보 실패? 카탈루냐 조기선거 혼전
입력 2017-12-1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