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피커가 IoT 작동, 수면등 켜고 가스 잠근다

입력 2017-12-19 05:00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오른쪽)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18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양사가 합작해 만든 인공지능(AI) 스피커 ‘우리집 AI’를 선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18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홈미디어 체험관. LG유플러스 직원이 보온병처럼 생긴 한 뼘 크기 인공지능(AI) 스피커에 말을 건넸다.

“홈 사물인터넷(IoT)에게 나 잔다고 해.” AI 스피커가 “취침 모드를 시행합니다”라고 답하자 금세 집안 불이 꺼지고 수면등과 가습기가 켜졌다. LG유플러스 직원은 “외출 시 가스 잠그미를 잠그거나 생수를 주문하는 일도 이제 말 한마디면 해결된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가 네이버와 손잡고 자사 최초 AI 스피커 ‘우리집 AI’를 출시했다. AI 기술력이 앞선 네이버와 협력해 SK텔레콤이나 KT 등 자체 AI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는 이동통신사와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인공지능 분야 최고 기술력을 가진 네이버와 함께 홈미디어 시장 강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중 AI 제품 출시가 가장 늦어 AI 제품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 왔다. 권 부회장은 “경쟁사 SK텔레콤과 KT가 지난해와 올해 AI 스피커·셋톱박스를 출시해 고민이 많았다”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네이버라는 좋은 짝을 만나 차별화된 제품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번에 출시한 ‘우리집 AI’는 기존 네이버 AI 스피커 ‘프렌즈’에 LG유플러스의 홈 IoT 기술 및 IPTV(인터넷TV) 기술을 더한 제품이다. 네이버 AI 플랫폼 ‘클로바’를 활용해 네이버 검색이나 외국어 번역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여기에 LG유플러스가 앞서가고 있는 IoT 기술 등을 더해 말로 집 안의 가전을 대부분 통제할 수 있게 만들었다.

기기 종류는 두 가지다. LG유플러스가 생산한 ‘블록홈’과 기존 네이버의 프렌즈와 똑같이 생긴 ‘프렌즈 플러스’다. 우리집 AI는 LG유플러스의 홈 IoT 기술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집 AI를 활용하면 LG유플러스의 홈 IoT 기기 40여종 가운데 조명·에어컨·공기청정기 등을 말 한마디로 켜고 끌 수 있게 된다. LG유플러스는 전체 홈 IoT 가입자 시장의 점유율 71%을 차지하고 있는 1위 사업자다.

IPTV와 연동한 여러 기능도 제공한다. 영화 제목을 몰라도 키워드만 말하면 영화를 검색해주는 ‘주문형 비디오 검색’이 대표적이다. ‘눈물 쏙 빼는 영화’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영화 ‘7번방의 선물’이 검색되는 식이다.

아울러 말로 궁금한 걸 물어보면 AI 스피커가 자동으로 네이버에 검색해 검색 결과를 말해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네이버의 인공지능 통·번역 서비스 ‘파파고’ 엔진을 활용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3개 국어 번역 기능도 지원한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