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홈미디어 체험관. LG유플러스 직원이 보온병처럼 생긴 한 뼘 크기 인공지능(AI) 스피커에 말을 건넸다.
“홈 사물인터넷(IoT)에게 나 잔다고 해.” AI 스피커가 “취침 모드를 시행합니다”라고 답하자 금세 집안 불이 꺼지고 수면등과 가습기가 켜졌다. LG유플러스 직원은 “외출 시 가스 잠그미를 잠그거나 생수를 주문하는 일도 이제 말 한마디면 해결된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가 네이버와 손잡고 자사 최초 AI 스피커 ‘우리집 AI’를 출시했다. AI 기술력이 앞선 네이버와 협력해 SK텔레콤이나 KT 등 자체 AI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는 이동통신사와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인공지능 분야 최고 기술력을 가진 네이버와 함께 홈미디어 시장 강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중 AI 제품 출시가 가장 늦어 AI 제품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 왔다. 권 부회장은 “경쟁사 SK텔레콤과 KT가 지난해와 올해 AI 스피커·셋톱박스를 출시해 고민이 많았다”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네이버라는 좋은 짝을 만나 차별화된 제품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번에 출시한 ‘우리집 AI’는 기존 네이버 AI 스피커 ‘프렌즈’에 LG유플러스의 홈 IoT 기술 및 IPTV(인터넷TV) 기술을 더한 제품이다. 네이버 AI 플랫폼 ‘클로바’를 활용해 네이버 검색이나 외국어 번역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여기에 LG유플러스가 앞서가고 있는 IoT 기술 등을 더해 말로 집 안의 가전을 대부분 통제할 수 있게 만들었다.
기기 종류는 두 가지다. LG유플러스가 생산한 ‘블록홈’과 기존 네이버의 프렌즈와 똑같이 생긴 ‘프렌즈 플러스’다. 우리집 AI는 LG유플러스의 홈 IoT 기술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집 AI를 활용하면 LG유플러스의 홈 IoT 기기 40여종 가운데 조명·에어컨·공기청정기 등을 말 한마디로 켜고 끌 수 있게 된다. LG유플러스는 전체 홈 IoT 가입자 시장의 점유율 71%을 차지하고 있는 1위 사업자다.
IPTV와 연동한 여러 기능도 제공한다. 영화 제목을 몰라도 키워드만 말하면 영화를 검색해주는 ‘주문형 비디오 검색’이 대표적이다. ‘눈물 쏙 빼는 영화’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영화 ‘7번방의 선물’이 검색되는 식이다.
아울러 말로 궁금한 걸 물어보면 AI 스피커가 자동으로 네이버에 검색해 검색 결과를 말해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네이버의 인공지능 통·번역 서비스 ‘파파고’ 엔진을 활용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3개 국어 번역 기능도 지원한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AI 스피커가 IoT 작동, 수면등 켜고 가스 잠근다
입력 2017-12-1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