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도쿄대첩’… 자신감 찾았지만 수비 불안 여전

입력 2017-12-17 19:12
일본에서 열린 2017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신태용 감독(앞줄 오른쪽 세 번째)과 선수들이 17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시스

김신욱-이근호 투톱 조합 확인
신 감독 “반복된 실수 보완할것”

‘신태용호’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적잖은 수확물을 챙겼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일궈내고도 경기력 논란에 시달렸던 신태용호는 이번 우승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았고, 다양한 공격수 조합을 발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아시아 국가 2진급을 상대로 세 골이나 내준 불안한 수비조직력은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았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17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전날 한국은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경기에서 4대 1로 대승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특히 한국은 2010년 5월 2대 0 승리 이후 이어져 온 한일전 무승 징크스에서 7년 7개월 만에 벗어나 더 의미가 컸다.

신태용호는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뤘으나 경기력 부진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지난 10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는 러시아와 모로코에 연패를 당했다. 그러나 지난달 콜롬비아, 세르비아와의 국내 평가전에서는 1승 1무를 거둬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고, 유럽파 없이 나선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하며 자신감을 얻게 됐다.

신 감독은 동아시안컵을 통해 이근호-김신욱 투톱 공격수 조합, ‘전북 듀오’ 김신욱-이재성 활용이라는 옵션을 추가하는데 성공했다. 196㎝의 큰 키로 제공권을 장악한 김신욱과 활동량이 좋은 이근호가 동시에 투입돼 상대 수비를 교란시켰다. 또한 김신욱은 이재성과 유기적인 플레이를 통해 슈팅 기회를 잡았다. 기존 대표팀에 공격루트의 다양성을 마련한 것이다.

다만 상대에 따른 유연한 전술 필요성도 제기된다. 신태용호의 월드컵 본선 상대는 독일과 스웨덴, 멕시코 등 강호들이다. 특히 선수들의 체격이 좋은 독일과 스웨덴을 상대로는 일본과 달리 김신욱 카드가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수비도 여전히 불안하다. 지난 9일 중국전에서 측면 크로스에 대한 대비가 덜 돼 2골을 내줬고, 일본전에서는 무리한 몸싸움으로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줬다. 강호를 상대하기에는 허술한 점이 너무 많았다.

신 감독은 “경기에서 무실점은 쉽지 않다. 반복된 실수를 보완하며 준비해 나가겠다”며 “월드컵까지 남은 기간 골 결정력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다짐했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