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꺾고 EPL 16연승 신기록
전방 압박으로 상대 수비 무력화
2위 팀에 승점 10점차 이상 앞서
바이에른 뮌헨의 19연승도 깰 듯
“더 나은 팀이 이겼다. 그들은 자신들이 왜 리그 최고의 팀인지를 보여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17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1대 4로 대패한 뒤 이렇게 말했다. 맨시티는 이날 승리로 16연승을 이어가며 EPL 단일시즌 최다연승 기록을 또다시 새로 썼다.
경기에 앞서 전투적인 미드필더진의 토트넘이 맨시티의 연승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현지 언론의 분석이 많았다. 토트넘이 수비라인에서 앞쪽으로 공을 빨리 전달한다면 맨시티의 대응이 힘들어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토트넘은 도리어 맨시티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무력했다. 특유의 역습은 한 차례도 성공하지 못했다. 4경기 연속 골을 만들며 절정의 기량을 보인 손흥민은 슈팅 1개만 날렸다.
맨시티에 패한 상대들은 맨시티를 인정한다. 2위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조세 무리뉴 감독은 “우승 경쟁이 사실상 끝났다”며 상대를 치켜세웠다. 맨시티와 맨유의 승점 차는 이날 현재 14점에 이른다. 독보적 행보에 현지 언론은 맨시티의 EPL 우승은 물론 ‘무패 우승’ ‘챔피언스리그와의 동시 석권’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 바르셀로나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는 영국 매체 텔레그라프와의 인터뷰에서 “맨시티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맨시티의 승리 행진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스스로를 상대로 벌이는 도전이기도 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16연승 기록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 때에는 19연승 기록을 달성했다. 19연승은 유럽 빅리그 최장 기록이다. 당분간 맨시티가 주로 약팀을 만나는 일정을 고려하면 유럽리그의 새로운 연승기록을 작성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확한 패스로 점유율을 높여 가는 특유의 ‘바르셀로나 식’ 축구가 거친 EPL에서도 통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크다. 그는 맨유와의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사람들은 우리가 바르셀로나에서처럼 플레이하지 못할 거라 했지만, 우리는 해냈다”고 말했다.
이 결과 맨시티는 특정 스타 한두 명에 의존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세르히오 아구에로, 르로이 사네, 라힘 스털링 등 스리톱은 물론 케빈 더 브라위너까지 골 사냥에 적극적으로 가담한다. 토트넘전에서는 ‘살림꾼’ 다비드 실바가 개인 사정으로 결장했음에도 낙승했다. 맨시티는 선수에 따라 경기력에 기복이 생기지 않고, ‘시스템 축구’를 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영국의 축구영웅 앨런 시어러는 지난달 초 ‘맨시티가 ‘겨울 우울증(Winter Blues)’을 피할 수 있을까’라는 글을 BBC에 기고했다. 맨시티의 시즌 경기들을 분석하면 일정이 빡빡하고 체력적 부담이 큰 11월∼1월 중 부진해졌다는 경고였다. 하지만 이후에도 맨시티의 연승은 계속됐다. 시어러는 지난 14일 BBC를 통해 다시 “맨시티는 의심의 여지 없는 최고의 팀”이라고 평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손, 어서와! 이런 팀 처음이지?”… 맨시티의 가공할 경기력
입력 2017-12-17 19:10